야반도주에 자살까지…베트남 살인적 고리대금업 확산에 ‘신음’

야반도주에 자살까지…베트남 살인적 고리대금업 확산에 ‘신음’

입력 2017-05-10 14:48
수정 2017-05-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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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동부 동나이 성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뚜 할머니는 약 1년 전 아들을 잃었다. 작은 지역 회사에 다니던 뚜 할머니의 아들은 고금리 사채를 빌렸다가 빚에 쫓겨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돈이 떨어질 때마다 100만 동(5만 원)의 사채를 매달 20만(1만 원)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썼다가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원리금 상환을 압박하는 사채업자에게 구타도 당했다.

10일 현지 일간 뚜오이쩨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고리 대금업자를 이용했다가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감당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경제 개방 정책을 통해 고성장을 거듭하는 베트남의 빈부 격차 확대가 드리운 그늘의 일부이기도 하다.

L(66)씨의 아들은 올해 초 대부업자를 피해 어머니와 부인 등 가족들에게 2억 동(1천만 원)의 빚을 남기고 도주했다. 이 대부업자는 L씨 집에 수시로 찾아와 돌을 던지며 L씨 아들을 찾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베트남 남부도시 호찌민에 사는 T씨는 2016년 초 대부업자로부터 9천만 동(450만 원)을 빌려 떠난 아버지의 빚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대부업자는 작년 말 집을 자신들에게 넘기거나 원금의 3배 가까운 2억5천만 돈(1천250만 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베트남 정부는 고금리 사채 피해를 막기 위해 이자율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고리 대금업자를 계속 찾고 있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은행보다는 개인 간의 금전 거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서민을 위한 합법적인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 파이낸스) 시장이 아직 형성돼 있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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