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사진 파문’ 美해병대, 이번엔 훈련생 ‘빨래건조기 기합’

‘누드사진 파문’ 美해병대, 이번엔 훈련생 ‘빨래건조기 기합’

입력 2017-04-06 17:06
수정 2017-04-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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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 훈련소서 훈련병 학대한 교관 두 명 사법처리 임박…가혹 행위 못 견딘 이슬람교도 훈련병 의문사 ‘일파만파’

여성 대원들의 누드 사진 대량 유출로 홍역을 치르는 미국 해병대에서 이번엔 이슬람교도 훈련병을 대형 빨래건조기안에 집어넣고 연속으로 가동한 가혹 행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패리스아일랜드에 있는 해병훈련소 소속 조지프 펠릭스 중사와 마이클 엘드리지 하사 등 교관 두 명을 가혹 행위·공문서위조, 근무중 음주 등 혐의로 기소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이 신문은 해병대 사령부 성명을 인용, 아직 소환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캠프 르준의 군사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전했다.

펠릭스 중사는 2015년 7월 한 이슬람교도 훈련병을 테러범이라고 부른 후 대형 빨래건조기안에 들어가게 한 뒤 연속으로 건조기를 가동해 고통을 준 혐의다.

펠릭스 중사는 또 지난해 3월 훈련소에서 숨진 라헬 시디키라는 다른 이슬람교도 훈련병을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20살이던 시디키 이병은 펠릭스 중사의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그를 피하려고 달아나다 12m 높이의 난간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유가족들은 이 사건을 자살로 발표한 해병대 측의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확한 진상 파악을 요구해왔다.

시디키 이병 사건으로 해병대 사령부 측은 동부지역 출신 훈련병들의 훈련과 교육을 담당하는 이 훈련소 내 훈병들에 대한 가혹 행위 등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재조사 과정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교관들에 의한 가혹 행위와 학대가 수백 건이 발생해 수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펠릭스 중사와 엘드리지 하사 외에도 또 다른 교관의 가혹 행위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혹 행위는 외부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해병대 장교들도 일부 내용만 시인해 정확한 진상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시디키 이병 사건으로 지난해 가을 20명의 장교와 사병들이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장교 두 명과 고위 부사관 한 명 등 적어도 세 명은 훈련소를 떠나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고 전했다.

시디키 이병 유가족 변호인은 “고인에 대한 신체검사 결과 고문, 가혹 행위 등의 흔적이 발견됐다”며 “그러나 사건 발생 직후 ‘자살’로 판정되는 바람에 가해자에 대한 폭행과 고의 살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디키 이병의 고향인 미시간주 테일러 타운을 지역구로 둔 데비 딘젤 하원 의원은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와 이를 위한 시체 부검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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