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9개 주에 눈폭풍 경보…뉴욕 주는 비상사태 선포
13일(현지시간) 밤부터 미국 동북부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몰아닥쳐 항공기 운항이 대거 취소되고 학교가 휴교하는 등 기능이 마비됐다.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메인, 버몬트 등의 주에는 눈폭풍 경보가 발령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뉴욕 주 62개 카운티 전부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근무할 필요가 없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자동차 운전을 삼가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권고했다.
최고 60㎝의 눈과 최고 시속 88㎞의 강풍이 예고된 탓에 항공기 운항이 대거 취소됐다. 14일 해안 지역의 바람은 시속 112㎞에 이르렀다.
항공기 정보 제공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닷컴(FlightAware.com)에 따르면 13∼14일에 취소된 항공편만 7천740편에 이른다.
유에스에어라인은 5천400편의 운항을 취소했으며,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도 900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과 제트블루에어웨이즈,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도 각각 500편 이상의 운항을 정지시켰다.
15일 운항 예정이었던 650편의 운항도 취소가 결정됐으며, 결항 항공편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의 관문인 JFK공항에서만 3천300편이 취소됐다. 이 때문에 JFK공항에는 승객 200여 명의 발이 묶여 있다.
뉴욕에서는 철도시스템인 암트랙도 취소되거나 시간을 조정해 운행하고 있으며, 뉴욕지하철의 일부 지상 구간은 운행이 차단됐다.
뉴햄프셔 주의 전통적인 행사인 ‘타운 미팅 데이’도 대부분 커뮤니티에서 취소됐다. 이 행사에서는 100개 이상 커뮤니티의 유권자들이 지역 정치인을 뽑고 예산을 확정한다.
약 25만 가구는 전기가 끊겨 고통을 겪었다.
전력제공업체 도미니온 파워는 14일 오전 현재 버지니아 주에서 5만 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에서도 3만 가구가 단전된 것으로 보고됐으며, 델라웨어, 뉴저지, 필라델피아 주에서도 수천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수백 개 학교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휴교령을 발령했다. 뉴욕과 뉴저지 등은 13일 일찌감치 휴교를 결정해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델라웨어에서 매사추세츠까지 이어지는 해안 지역에는 홍수 경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사고소식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뉴햄프셔 주의 길포드에서는 16세 소녀가 차를 몰고 나왔다가 눈길에 중심을 잃으면서 나무를 들이받았다. 이 소녀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안타깝게 숨졌다.
일리노이 주의 시카고 익스프레스웨이에서 차량 34대의 연쇄 추돌이 발생했다. 다행히 7명이 가벼운 부상한 데 그쳐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제설차와 주 방위군이 동원돼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23개월 된 어린이를 142㎞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에서는 바가지 씌우기 상술에 대해 당국이 경고하고 나섰다.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 주 법무장관은 먹거리나 물, 가스, 발전기, 호텔비, 교통비 등을 과도하게 비싸게 받는 경우를 발견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 법무장관도 주택 수리나 제설작업, 재해 관련 펀드레이징 등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에 소비자보호국에 보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뉴욕 맨해튼에는 예보보다 적은 눈이 내린 데 따라 14일 예정된 브로드웨이 공연이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