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환 결정 가능성 커…정 씨, 송환거부 소송전 확실시
덴마크 검찰이 한국 특검으로부터 송환 요청을 받은 정유라 씨에 대한 송환 여부를 오는 20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19일(현지시간) 알려졌다.정 씨는 지난달 1일 덴마크 북부의 올보르에서 체포된 뒤 이날까지 50일째 올보르구치소에서 구금된 가운데 검찰의 송환 여부 결정을 기다려왔다.
검찰은 법원이 결정한 정 씨 구금시한이 오는 22일 오전 9시에 끝남에 따라 구금시한 종료 이전에 정 씨 송환 여부 결정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한국 특검으로부터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점 특혜, 불법자금 유출 및 돈세탁, 삼성의 승마지원을 빌미로 한 제3자 뇌물 연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들어가면 특검에 곧바로 구속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진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한국 특검이 보내온 범죄인 인도요구서에 적시된 정 씨 혐의와 정 씨에 대한 대면조사 결과, 한국 특검에 요구해 받은 추가 자료 등을 토대로 정 씨가 덴마크법상 송환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왔다.
검찰은 20일엔 정 씨의 한국 송환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검찰은 사실상 정 씨가 덴마크법상 송환대상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구금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며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준비해왔다.
여기에다가 정 씨 혐의와 연관이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제3자 뇌물공여)과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이대 교수들(학사 특혜)이 한국에서 줄줄이 구속되면서 덴마크 검찰에 정 씨의 송환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덴마크 검찰이 송환을 결정하면 정 씨는 이에 불복해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정 씨 송환문제는 법정싸움으로 국면이 전환되게 될 전망이다.
정 씨는 최소한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서 검찰의 송환 결정이 부당하다며 재판을 받을 수 있어 정 씨 송환문제는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이 20일에 정 씨 송환을 결론을 내리지 않고 또다시 한두 주 조사연장을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한국 특검에 요구한 정 씨에 대한 추가 자료가 금주에나 전달돼 이를 검토하기 위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씨 송환 문제를 담당한 덴마크 검찰의 모하마드 아산 차장검사는 앞서 한국에 정 씨 관련 추가 자료를 요구하면서 “한국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고 나서 (송환 여부) 결정에 이르기까지 몇 주(some weeks)가 걸릴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덴마크 검찰은 정 씨 한국 송환을 결정하든, 조사연장을 결정하든 정 씨의 신병확보를 위해 구금연장을 법원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엔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정 씨 구금심리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과 정 씨 변호인 간 세 번째 구금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앞서 검찰과 정 씨 변호인은 지난 1월 2일과 30일 두 차례 올보르 법정에서 정 씨 구금문제를 놓고 격돌했고,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3차 공방에서는 누가 승자가 될지 현재로썬 속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정 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송환대상으로 결정되면 차질없이 한국 정부에 정 씨를 인도하기 위해서, 또 연장조사에 나설 경우엔 추가조사를 위해 지금처럼 구금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설욕전을 벼르고 있는 정 씨 변호인은 정 씨가 21개월 된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점을 내세워 인도주의에 호소해 석방을 도모하고, 정 씨에게 전자발찌라도 채우겠다며 검찰의 도주 우려 주장을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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