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각료들 반대에도 결국 ‘물고문 부활’ 봉인 뜯나

트럼프, 각료들 반대에도 결국 ‘물고문 부활’ 봉인 뜯나

입력 2017-01-26 10:05
수정 2017-01-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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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는 시민들 처형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면 공평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리즘 분쇄를 위해 고문을 부활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해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행정명령 서명을 위해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잇따라 고문 부활을 시사했다.

주요 장관과 장관 내정자나 안보기관 수장 등의 “고문 반대”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테러 대처 과정에서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는 이날 ABC 인터뷰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입장을 경청할 것이라면서도 “정보기관 최고위 인사들로부터 고문이 효과적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중세 이후 누구도 듣지 못했던 짓을 하는데 내가 ‘워터보딩’(waterboarding.물고문의 일종)에 대해 강하게 끌리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내가 아는 한 우리는 ‘불에는 불’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터보딩’은 얼굴에 천을 씌우고 물을 부어 호흡을 힘들게 하는 물고문이다.

그는 “IS는 포로를 참수하고 온라인 영상에 올리는데 미국은 어떤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경계 안에서 모든 것을 하기를 원한다. 고문이 효과적일까? 절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토안보부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급진단체는 중동에서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 때문에 시민을 처형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공평한 경기를 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 부활’ 시사는 당장 내각 안에서 충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상원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는 ‘워터보딩’ 부활과 무슬림 입국 제한 등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기간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워터보딩’은 조지 W.부시 정권 이래 불법이라고 명확히 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역시 워터보딩을 포함한 고문을 금지한 미국법을 절대적으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청문회에서 국제사회에서 고문으로 간주하는 심문기술을 사용하라고 트럼프 당선인이 명령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의에 “그런 명령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지만, (있더라도) 절대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추후 특정 환경에서는 ‘워터보딩’이나 다른 강화된 심문의 부활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다소 입장을 바꿨다.

미 CIA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 용의자 수사에 ‘워터보딩’을 동원해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고문을 금지했으며 이어 2015년 법으로 금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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