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땐 결혼 피로연 안 돼”…中 지방정부 과도한 개입 논란

“재혼땐 결혼 피로연 안 돼”…中 지방정부 과도한 개입 논란

입력 2017-01-18 17:28
수정 2017-01-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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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방선 ‘신부값’ 지참금 상한 1천만원으로 제한

중국의 한 지방정부가 재혼의 경우 결혼 피로연 자체를 금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카이리(凱里)시 정부는 사치풍조와 낭비를 막기 위해 재혼이나, 부부가 다시 결합하는 경우 결혼 피로연을 금지하고 초혼의 경우에도 여러차례 피로연을 열거나 장소를 바꿔가며 결혼식을 하는 행위는 규정 위반으로 간주키로 했다.

현재 시범 시행단계인 이 규정은 또 공무원들에게 결혼식을 하기 앞서 기율당국에 계획서를 제출토록 했으며 주민들에 대해서는 주민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했다.

이 규정은 특히 결혼과 장례식을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의 피로연도 금지하고 있다.

카이리 시정부 측은 낭비풍조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인정에 이끌려 이런 관습이 악순환되는 것을 타파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시 정부가 과도한 힘을 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법률이 재혼이나 재결합을 보호하고 있는데도 시 정부가 차별적인 조치를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정부가 문건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도 일종의 ‘게으른 행정’에 속한다며 차라리 당 간부가 솔선수범하거나 선전과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허례허식이나 낭비를 막으려는 노력은 카이리시가 처음은 아니다.

이에 앞서 중국 허난성 푸양(복<삼수변僕>陽)시 타이첸(台前)현 정부는 결혼시 신랑이 신부 가족들에게 줘야하는 ‘차이리’(彩禮) 상한선을 6만 위안(1천40만원)으로 정하는 지침을 마련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영문으로 신부값(bride price)으로 번역되는 차이리는 신랑이 자신들의 결혼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신부 가족들에게 주는 금품이다. 통상 중국 농촌 지역에서는 20만 위안이 일반적으로 중국의 한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금이다.

‘낡은 풍속을 고치고 문명적인 풍습을 수립하기 위한 실시방안’이라는 이름의 이 지침에서 타이첸현은 결혼을 빌미로 재물을 챙기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집권한 2012년말 허례허식, 관료주의, 사치풍조를 배격하는 ‘8항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조항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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