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검찰 “한국 가라” vs 정유라 “못 간다”…샅바싸움 시작

덴마크 검찰 “한국 가라” vs 정유라 “못 간다”…샅바싸움 시작

입력 2017-01-06 09:34
수정 2017-01-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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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창’…직접 신문·구금 기간 연장·韓에 추가자료 요구

덴마크 검찰이 5일(현지시간) 한국 특검으로부터 정유라 씨 범죄인 인도 요구서를 전달받고 검토에 착수함에 따라 정 씨를 한국으로 보내려는 검찰과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정 씨간에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덴마크 검찰은 우선 한국 특검으로부터 받은 범죄인 인도 요구서를 토대로 정 씨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송환 대상인지 여부를 결론 내릴 방침이다.

정 씨에 주어진 혐의는 불법외화유출 및 자금세탁, 대학 부정 입학 및 학점 특혜, 승마지원을 빌미로 한 삼성그룹의 제3자 뇌물공여 등이다.

과거 사례에 따르면 송환 결정까지 한두 달 걸리지만 덴마크 검찰은 정 씨 혐의에 대한 한국내 여론의 민감성, 정씨가 19개월 된 아이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무하마드 아산 덴마크 검찰 차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국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면 2~3주(a few weeks) 내에 송환 여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이르면 이달 말께 검찰은 송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법원에 정 씨의 구금을 요청해 관철한 것으로 볼 때 검찰은 일단 정 씨가 송환 대상이라고 잠정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자료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한국에서 보내온 서류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씨를 방문하거나 불러서 직접 조사해 혐의를 밝힐 계획이라고 검찰 측은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오는 30일까지인 정 씨의 구금기간 내에 송환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구금 재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 1차적으로 검찰과 정 씨 측간에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어 정 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면 이를 발표해 공식화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이 송환을 결정하면 정 씨는 이에 응해야 한다. 불복할 경우에는 3일 이내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소송을 청구해야 한다.

소송은 1차적으로 정 씨가 은신하다가 체포된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정식으로 재판 날짜를 잡고 검찰과 변호인이 변론을 준비하는 과정 등을 고려하면 1심 재판만도 얼마나 걸릴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재판에서 정 씨는 자신에 대한 혐의가 모두 어머니 최순실씨에 의해서 이뤄져 자신은 자세한 내역을 모른다는 점, 한국에 송환될 경우 구속되면 어린 아이를 돌볼 수 없다는 점 등을 내세워 송환의 부당성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심 재판 결과가 불만스러울 경우 양측은 관할인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고등법원의 2심도 만족스럽지 않으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특히 덴마크 대법원의 경우 대법원장을 포함해 15명의 대법관이 있는데, 사건이 배당되면 최소 5명의 재판관이 심리에 참여하게 돼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이처럼 정 씨가 송환 결정에 불복해 버티기에 나서면 송환 문제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검찰이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 정 씨가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고 검찰이 이를 확인하면 모든 법적 절차는 중단되고 송환이 이뤄지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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