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원 선물받은 두테르테 ‘친중 행보’ 득실 논란 가열

27조원 선물받은 두테르테 ‘친중 행보’ 득실 논란 가열

입력 2016-10-23 11:39
수정 2016-10-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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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야권 “대통령에 외교 전권 없어…최대 교역국 美와 멀어져 경제역풍”두테르테 “美와 단교 안해”…외무장관 “굴종하지 않는 자주외교 지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8∼21일 중국을 방문해 27조 원가량의 선물 보따리를 안고 돌아왔지만, 그의 ‘반미 친중’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커지고 있다.

23일 GM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유당(LP)의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 등 야권 인사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노선과 혼란스러운 발언들이 필리핀의 국가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의 최고위 공직자이더라도 외교정책에 대한 절대 권한을 행사할 수 없으며 의회와 협의하거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빅토르 에헤르시토 상원의원은 미국이 필리핀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들어 두테르테 대통령의 ‘격미친중(隔美親中)’에 따른 경제 역풍을 우려했다.

랠프 렉토 상원의원은 “외교정책 재균형이 새 구혼자를 위해 오랜 친구를 버리는 것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말했다.

이런 야권의 반응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방중 기간에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경제적 ‘결별’을 선언한 이후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1일 귀국 직후 “외교관계를 끊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최선의 이익”이라고 한발 물러서며 단교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외교정책의 분리”라며 “우리의 정책이 미국의 외교정책과 딱 들어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의 ‘작은 갈색 동생’이라는 필리핀 이미지가 자국의 발전에 방해됐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말한 ‘결별’은 단교가 아닌 미국에 굴종하지 않는 자주외교 지향을 뜻한다고 진화에 애썼다.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때 150억 달러의 투자, 90억 달러의 차관 제공 등 총 240억 달러(27조3천840억 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약속했다고 일간 마닐라타임스가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나름대로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 대가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중국에 영토 주권을 양보하는 것으로 비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 국내적으로 지지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유혈전쟁’에서 보듯이 거침없는 언행과 정책 집행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에 대한 국민 정서는 차이가 있다.

필리핀 여론조사업체 SWS가 9월 24∼2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 호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7개국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는 중국을 ‘거의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을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가 ‘매우 신뢰한다’고 답해 조사 대상 7개국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사설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외교적 모험주의라고 지적했다.

1998∼2001년 필리핀 대통령을 지낸 조지프 에스트라다 마닐라 시장은 미국이 반미 성향의 두테르테 대통령 축출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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