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서거 태국가는 관광객 주의사항은…“왕실모독 언행 삼가야”

국왕서거 태국가는 관광객 주의사항은…“왕실모독 언행 삼가야”

입력 2016-10-15 13:52
수정 2016-10-15 13: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당국, 관광객 권고사항 발표…고성방가는 자제·음주는 괜찮아

강력한 왕실모독법 폭넓게 적용돼 주의해야…각국 여행객 주의당부

태국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서거 이후 1년간을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인 추모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애도 기간에 태국으로 여행을 가는 외국인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최근 태국 관광 당국은 국왕 서거 이후 1년간의 애도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이 염두에 둬야 할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지난해 약 3천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한 ‘관광대국’ 태국은 장례 및 애도 분위기에 따른 관광업 위축을 우려해 관련 업계에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할 것을 권고했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권고사항을 내놓았다.

태국관광청(TAT)이 내놓은 권고사항의 첫머리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옷차림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다.

태국에는 해변 관광지가 많고 주요 관광지에는 나이트클럽과 술집 등 유흥업소도 성업 중이다. 더욱이 연중 더운 날씨 때문에 해변이나 유흥업소를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화려한 옷이나 노출이 심한 옷을 즐겨 입는다.

그러나 TAT는 애도 기간에 태국 국민이 검은색 또는 흰색의 상복(喪服)을 입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공장소에서는 가능하면 어두운 색깔의 옷이나 고인에게 존경심을 표할 수 있는 옷을 입으라”고 권고했다.

유명관광지인 방콕 왕궁사원 등에서는 통상 무릎이 드러나는 옷차림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릎 아래까지 덮는 바지나 치마, 신체 부위가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는 상의 등은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TAT는 또 애도 기간에 부적절하고 무례한 행동을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공공장소에서 고성방가 또는 음란행위를 일삼거나 국왕 또는 왕가를 욕되게 하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된다.

태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왕실모독법이 존재한다. 1908년부터 존재한 태국의 왕실모독법은 왕과 왕비, 왕세자와 섭정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는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왕실모독 행위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는 가운데 실제로 법 적용은 아주 폭넓게 이뤄지기 때문에 되도록 왕실 관련 부정적 발언은 삼가는 것이 좋다.

태국 정부는 국왕 서거 직후 한 달간 축제를 금지했다. 요란한 음악을 틀고 영업하는 술집과 나이트클럽의 경우 영업 여부는 스스로 결정하되, 애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음악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게 하라는 지시도 했다.

그러나 주류 판매 금지 조처는 취해지지 않은 만큼 조용히 술을 마시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태국 정부는 국왕 애도 기간에 경비가 강화된다는 점도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관광객이 드나드는 공항 등의 경비도 평상시보다 강화된 만큼 당국의 조처에 협조하는 것이 좋다.

TAT는 “국왕 장례식장으로 쓰이는 방콕의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관광지가 평소처럼 열리고, 대부분의 전통 공연도 진행되며 대중교통과 은행, 병원을 비롯한 공공서비스도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된다”며 “다만 애도 기간인 점을 고려해 몇 가지 권고사항만 지켜달라”고 말했다.

주태국 한국대사관도 애도 기간에는 경건한 분위기 속에 태국인들의 애도를 이해·존중해주고, 현지인의 정서에 어긋나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태국 국민에게 국왕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따라서 애도 기간에 태국을 방문할 경우 현지인의 정서에 반하거나 왕실을 욕하는 행동은 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노출이 심하거나 화려한 색깔의 옷은 피하는 게 좋다. 빨간색 옷도 금기시되는데 이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 것 같다”며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이나 흰색, 검은색 옷은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자국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793만명이 태국을 방문했고, 올해 1천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태국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여행지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15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푸미폰 국왕이 13일 서거한 뒤 태국 정부가 1년간의 애도기간을 정하고 한달동안 공공장소의 유흥활동을 중단시킨 점을 상기시키며 자국 관광객에 현지 풍습을 반드시 지킬 것을 권고했다.

특히 태국민의 추모행사가 벌어지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의상과 언행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며 추모객을 에워싼 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지 말라며 장례기간 태국의 관련 법규와 풍속, 예의를 지켜 양국 민간우호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태국은 서구 여행객도 즐겨찾는 관광지인 만큼 각국도 자국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BBC와 AP통신 등은 영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가능하다면 공공장소에서는 색이 어둡고 예의를 갖춘 옷을 입고 현지 언론을 자주 체크해당국의 주의를 따르라고 권했다고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네덜란드 외무부도 여행객들에게 왕실과 관련한 언급이나 비판은 피하고, 늘 신분증을 소지하라고 당부했다. 캐나다 정부도 축제 분위기라거나 소란스럽다고 비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자국 여행객들에게 권고했다.

BBC는 태국 현지 특파원을 인용, 대형 리조트 등의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는 것은 상관없으나 공공 장소에 나갈 때는 적절한 복장을 해야 하며, 특히 사원이나 왕궁 등을 방문할 때는 주의해야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