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측 “젊은이 응원한 것”, 샌더스 측도 “지지자 조롱 의도 없어”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젊은 세대와 관련한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젊은 층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1일(현지시간) 미 ABC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부정직한 힐러리가 비공개 자리에서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샌더스 지지자들에게 고약하게 굴었다. 월스트리트와 정치인들의 소유물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당신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도 이날 밤 펜실베이니아 유세를 앞두고 자료를 내고 “힐러리 클린턴은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을 희망이 없고 무지한 (부모가 사는 집의) 지하실 거주자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의 공격은 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올해 2월 한 비공개 모금행사에서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을 언급한 녹취록이 유출돼 공개된 후 나왔다.
미국의 보수매체 ‘워싱턴 프리 비컨’이 입수해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클린턴은 당시 행사에서 “그들(젊은 세대)은 대침체기(Great Recession)의 자식들로 부모 집의 지하실에서 산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젊은 층이 받은 교육과 구할 수 있는 직업이 그들이 바라던 바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좌절한 젊은 세대들과 얘기를 나눴고 그들이 처한 환경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샌더스가 약속한 정치 혁명은 꽤 매력적으로 들릴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젊은 세대는 클린턴보다 샌더스를 더 지지했다. 샌더스가 내건 공립대학의 무상 교육과 의료 혜택이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더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클린턴 캠프의 글렌 캐플린 대변인은 트럼프의 트위터 공격에 “힐러리 클린턴이 당시 얘기했던 것처럼 그녀는 젊은이들이 이상주의자가 되고 큰 목표를 세우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측의 마이크 캐스카 부대변인도 클린턴의 발언이 샌더스 지지자들을 조롱하려는 게 아니라며 “그녀는 명백히 버니의 지지자들이 왜 좌절하는지를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경선에서 진 샌더스는 현재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표시한 클린턴을 트럼프가 공격하는 것은 경선에서 클린턴에 반대한 젊은 샌더스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새로운 전략 차원에서 나왔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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