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시아 총선 여당 압승 비결은 푸틴의 철저한 정적 탄압”

NYT “러시아 총선 여당 압승 비결은 푸틴의 철저한 정적 탄압”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9-21 17:17
수정 2016-09-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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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언론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둔 최근 러시아 총선 결과에 대해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손쉬운 푸틴 승리의 이면’이라는 사설을 통해 푸틴이 이제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의회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고 비꼬면서 경제침체와 서방의 제재, 그리고 시민 자유에 대한 탄압 등으로 야기된 일부 사회 불안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거둔 배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NYT는 이어 소련 붕괴 25년 만에 러시아는 권위주의 통치자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기능을 가진 가짜 의회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헌법상 야당이 정부를 비판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의회의 기능마저도 사라져 버렸다고 개탄했다.

 신문은 푸틴이 대통령과 총리로서 17년간 집권하면서 반미 적대감, 대(大)러시아의 부활 등을 부추겨 국내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보다 큰 진실은 정적을 철저히 탄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의 정적들은 조직적으로 투옥, 추방되고 협박과 괴롭힘을 당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보리스 넴초프의 경우처럼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소수 야당후보는 정치적으로 결집할 수 없고 TV에도 나갈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기부자는 협박당하고 방해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총선 2주 전 러시아의 독립적인 여론조사기구인 레바다 센터가 집권당의 지지도 하락을 공표한 후 ‘외국 첩자’로 매도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47.8%의 투표율은 소련 붕괴 이후 최저 수준으로 특히 모스크바를 비롯한 도시 지역에서 현저히 낮았음을 지적했다.

푸틴은 이에 따라 자신이 원하면 2018년에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때 러시아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수립하려던 러시아인들이 지금은 아예 밀려나거나 포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WSJ도 21일 ‘푸틴의 수치스러운 선거’라는 사설을 통해 겉으로 나타난 집권당의 압승과는 다른 러시아의 기만적 정치 현실을 꼬집었다.

 WSJ은 우선 낮은 투표율은 정부가 12월 선거를 9월로 앞당겨 휴가를 떠난 많은 도시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선거 직전 선거구를 조정해 친여 성향이 강한 일부 농촌 지역을 도시 선거구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지난 2011년과 같은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시위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선거감시단체를 인용해 일부 지역에서는 친여 유권자들이 버스 편으로 동원돼 투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WSJ은 푸틴의 높은 국내 인기를 찬양하는 서방지지자들은 푸틴 인기의 실상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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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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