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저항에 막힌 차이잉원의 개혁

공무원 저항에 막힌 차이잉원의 개혁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9-04 23:10
수정 2016-09-0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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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2만명 운집 정권퇴진 시위

공무원 연금개혁에 군인 등 격앙
취임 100일 넘긴 총통 최대위기
경기 악화에 양안 관계마저 경색
국정 지지도 80%서 40%대 뚝

대만의 퇴역 군인과 공무원들이 3일 타이베이에서 대형 대만 국기를 든 채 공무원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취임한 차이잉원 총통은 방만하게 운영되는 군인, 공무원, 교사 연금의 개혁을 약속했으나 공무원의 집단 반발과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취임 100여일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타이베이 EPA 연합뉴스
대만의 퇴역 군인과 공무원들이 3일 타이베이에서 대형 대만 국기를 든 채 공무원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취임한 차이잉원 총통은 방만하게 운영되는 군인, 공무원, 교사 연금의 개혁을 약속했으나 공무원의 집단 반발과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취임 100여일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타이베이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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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로 집권 100일을 맞은 대만의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이 야심 차게 추진하려던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 군인과 공무원 등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4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연금 개혁에 반발하는 퇴역 군인, 일반 공무원, 공립학교 교사 등 12만명(경찰 추산)이 차이 총통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25만명이 거리행진을 벌였다고 밝혔다.

대만 역사상 공무원이 대거 정권 퇴진을 요구하기는 처음이다. 퇴역 군인은 물론 현역 군인도 들썩이고 있어 대만 정국이 혼돈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집회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 개혁을 ‘공무원 모욕 주기’라고 규정하며 “공무원, 교사, 군인의 존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공무원협의회 의장 리라이시(李來希)는 “대만 사회운동 역사상 군인, 공무원, 교사, 노동자가 하나가 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우리는 한뜻으로 정부의 잘못된 연금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를 관망하던 야당인 국민당 지도부도 집회에 총출동해 연금 개혁 논란을 정권 투쟁 차원의 이슈로 끌어올렸다. 대만 총통부는 “민주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한다”면서도 “연금 개혁을 방치해서는 신입 공무원이 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 재정에도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강력한 연금 개혁을 약속했다. 경기 침체와 더불어 방만한 연금 지급으로 15년 내에 군인, 공무원, 교사 연금이 모두 파산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대만의 교사, 군인, 공무원은 퇴직 이후 퇴직금, 보상금, 위로금, 의료비, 우대금리 등의 다양한 혜택이 어우러진 연금으로 보통 월 5만~7만 대만 달러(약 176만~247만원)를 받는다. 이는 국민연금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공무원 조직의 이탈은 차이 총통에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경기 악화가 가속화하는 데다 양안(兩岸) 관계마저 갈수록 경색되면서 차이 정권의 국정 지지도는 집권 초기 80%에서 이제는 4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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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9-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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