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 수백명 학살 후 한 구덩이에 묻어…IS 지역 집단매장 참상

부족 수백명 학살 후 한 구덩이에 묻어…IS 지역 집단매장 참상

입력 2016-08-30 18:53
수정 2016-08-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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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IS 퇴각한 이라크·시리아서 72곳 확인”…“1만5천구 이상 집단매장 추정”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山) 부근의 한 파괴된 가족농장. 농장 건물 잔해를 치우자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농장주와 동생, 자녀들의 시신이 한데 엉켜 있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곳에서 퇴각하기 전 저지른 만행이다.

AP통신은 IS가 퇴각한 시리아·이라크 지역에서 IS가 민간인을 학살하고 시신을 집단 매장한 장소 72곳의 정보를 파악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사진과 증언 등으로 파악한 집단 매장지 72곳에는 적게는 3구부터 많게는 수천구에 이르는 시신이 묻혀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집단 매장지는 IS로부터 인종청소를 당한 야지디족 근거지인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 일대에 집중 분포한다.

시리아에서 파악된 17개 매장지 가운데 한 곳에는 IS로부터 몰살당한 부족 수백명의 시신이 묻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죄수 600명이 살해된 바두시교도소 주변을 찍은 위성사진에도 집단 매장지로 의심되는 곳이 나타났다.

이들 집단 매장지 72곳에 묻힌 시신은 적게는 5천200구에서, 많게는 1만5천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증언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의 극단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 학살을 저지른 후 한 구덩이에 시신을 몰아넣었다. 주민을 위협하기 위해 흙을 덮지도 않아 참혹한 광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도 했다.

IS가 퇴각한 후 가족과 이웃이 일부 매장지를 파헤쳐 시신을 수습했지만, 상당수 매장지는 여전히 위험지역에 방치돼 있다. 2년 전 이라크 북부에서 IS로부터 두 아들을 잃은 라쇼 카심 씨는 “시신을 찾으러 와보니, 유골과 해진 옷만 남아 있었다”면서 “당국이 나중에 위원회를 만들어 운구한다며 시신을 못 가져가게 한다”고 말했다.

학살 현장이 방치되면서 IS의 반인륜범죄 증거물이 소실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에 파악된 집단 매장지는 IS가 퇴각한 지역에 분포한 것으로, IS가 장악한 지역에도 집단 매장지가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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