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인 경찰, 과속단속 중 흑인 여교사 땅바닥에 ‘내동댕이’

美 백인 경찰, 과속단속 중 흑인 여교사 땅바닥에 ‘내동댕이’

입력 2016-07-23 10:11
수정 2016-07-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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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경관 “백인은 흑인 폭력 성향 두려워해” 인종편향 발언

미국 백인 경관이 과속 단속 중 흑인 여성을 두 차례나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또 다른 백인 경관이 인종 편향적인 발언을 한 동영상이 공개되자 흑인 사회가 다시 들끓고 있다.

미국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으로 흑인 2명이 숨지고 1명이 총에 맞는 사고가 최근 두 달 사이에 잇달아 터져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개된 동영상으로 파문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경찰국은 지난해 6월에 발생한 문제의 동영상에 연루된 백인 경관 2명의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 피해자인 흑인 여교사 브리에이언 킹(26)이 최근 고용한 변호사가 당시 경찰차에 부착된 녹화 카메라에 담긴 동영상을 입수해 이를 21일 공개하면서 1년 만에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초등학교 교사인 킹은 제한 시속 56㎞ 도로에서 시속 80㎞로 달리다가 뒤따라온 경찰에 적발돼 한 프랜차이즈 주차장에서 과속 검문을 받았다.

브라이언 리히터 경관은 차에서 내리려던 킹을 제지해 차 안에 머물도록 했고, 킹은 “검문을 좀 더 빨리 진행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갑자기 상황은 폭력적으로 바뀌었다.

킹의 운전면허증을 확인한 리히터 경관이 그를 차 밖으로 끌어내려고 팔을 잡자 킹은 “왜 내 몸에 손을 대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리히터 경관은 킹에게 “저항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차 바깥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

그런 다음 킹의 몸을 낚아채 땅바닥에 그대로 내동댕이치고 수갑을 채웠다. 킹이 일어나자 리히터 경관은 발로 차고 또 한 번 그를 땅바닥에 꽂았다.

도대체 이렇게 험하게 행동하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리히터 경관은 “전기 충격기로 제압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수갑을 찬 채로 또 다른 백인 경관 패트릭 스프래들린의 순찰차에 탄 킹은 그와 인종차별로 대화하던 중 편향적인 말을 들었다.

킹은 “백인이 흑인들을 향해 패권을 행사한다”고 하자 스프래들린 경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왜 많은 사람이 흑인을 두려워하는지를 되물었다.

킹이 “난 나쁜 흑인이 아니고, 나 또한 그 답을 알고 싶다”고 말하자 스프래들린 경관은 “흑인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진실이라고, 내가 증명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인종갈등과 관련한) 이런 얘기의 99%는 흑인 공동체가 폭력적이라는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백인이 흑인을 두려워하는 이유이고, 난 백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프래들린 경관의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누군가가 나를 볼 때 폭력성을 의심하고 분노를 느낀다는 사실이 매우 가슴 아프다”고 했다.

아트 아세베도 오스틴 경찰국장은 “동영상을 보고 나서 매우 역겹고 슬프다”면서 “리히터 경관의 검문 방식은 경찰국의 기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킹에게 공개 사과했다.

아세베도 국장은 당시 경관의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살피고자 동영상을 철저하게 분석 중이며 검찰이 해당 경관의 유·무죄 판단을 대배심에 요청할 수 있도록 범죄 수사 협조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리히터 경관은 과도한 공권력 사용 혐의로 가장 낮은 징계인 ‘상담’을 받았다. 스프래들린 경관은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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