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개가 인명사고 내면 주인에 최고 징역 14년…배설물 방치 벌금 두배로
개가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개 관리를 못한 ‘자격 없는 주인’을 응징하려는 움직임이 각국에서 잇따르고 있다.영국에서는 사람을 공격한 개 주인에게 내려지는 처벌을 최고 징역 14년형으로 기존의 7배로 늘렸고, 중국의 한 지방정부에서는 운전면허 벌점 시스템과 비슷한 ‘개 주인 벌점제’를 도입해 심한 경우 개 기르기를 아예 금지했다.
2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웨일스 양형위원회는 인명사고를 낸 개의 주인에게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내리게 한 새 지침을 최근 발표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 시행되는 새 지침은 개가 사람을 해쳤을 때 주인의 과실책임이 큰 경우 더 엄격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했다.
주인이 사고를 낸 개를 공격 목적으로 사용했거나 사육이 금지된 맹견종을 키웠을 경우, 일부러 개를 사납게 키웠을 경우 등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새 지침은 이런 주인이 키운 개가 사람을 물어 숨지게 하면 주인에게 최고 징역 14년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는 징역 5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는 개가 인명사고를 냈을 때 피해자 사망·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주인에게 최고 징역 2년까지 판결하도록 한 기존 지침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지침은 개가 사람을 숨지게 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히는 등 심각한 정도의 상처를 입혔을 때는 물론 가볍게 물거나 할퀴는 경우에도 적용되고 사고 장소 역시 가정집 같은 사적인 공간과 공공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 밖에 맹인 안내견 등 장애인 보조 역할을 하는 개가 공격을 당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지침은 또한 자격 없는 주인을 가해견과 격리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판결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라고 강조했다.
새 지침은 개 관련 인명사고가 늘어나면서 2014년에 만들어진 규정을 더 강화하고 구체화한 것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사람이 개에 물려 치료를 받는 사고가 10년 전보다 76%나 늘어났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최근 10년 동안 개의 공격으로 숨진 사람은 21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3명은 어린이였다.
양형위원회의 리처드 윌리엄스 판사는 “대부분의 주인은 자기 개가 다른 사람을 위협하지 않도록 주의하지만 그렇지 않은 무책임한 견주들도 있다”면서 “새 지침은 판사들이 각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판결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노스래너크셔주 의회는 길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경우 주인에게 물리는 과태료를 대폭 올리는 조례를 최근 통과시켰다.
내달 1일부터 실시되는 이 조례에 따라 개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주인들은 기존 40파운드(약 6만6천원)가 아니라 그 두배인 80파운드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또 부과된 지 28일 안에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20파운드의 연체료가 붙어 모두 100파운드를 납부해야 한다.
주의회 환경위원장인 헬렌 멕켄나 의원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메시지는 단순명료하다. 개가 길에서 변을 보면 비닐봉지에 싸서 휴지통에 넣으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갈수록 애완견이 늘고 있는 중국에서는 아예 누적 벌점 시스템을 도입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개를 못 기르게 하는 지역도 나왔다고 BBC가 최근 보도했다.
동부 저장(浙江)성 샤오싱(紹興)시 당국은 개 피부에 심은 마이크로칩 정보를 통해 개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기본 12점에서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의 벌점제를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학교나 식당 등 공공장소에 개를 데리고 가면 3점, 날뛰는 개를 제지하지 않으면 6점을 깎는 등의 방식으로, 개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공격해 상처를 입히면 12점이 모두 차감돼 다시는 애완견 보유 허가를 신청할 수 없다.
샤오싱시에서는 지난해 개에 물린 사건만 7천 건 넘게 보고되는 등 관련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시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하면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것처럼 물의를 빚은 개 주인은 다시는 개를 기르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