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데슬람 잡고도 4일간 1시간만 심문…테러막을 기회 걷어차”

“압데슬람 잡고도 4일간 1시간만 심문…테러막을 기회 걷어차”

입력 2016-03-25 14:29
수정 2016-03-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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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 모의 정황 드러났는데도 작년 파리 테러에 대해서만 심문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31명의 사망자를 낸 브뤼셀 테러에 앞서 벨기에 수사당국이 파리 테러의 주범 살라 압데슬람을 붙잡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사전 예방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테러의 다른 용의자가 ‘외국인 테러 전사’라는 터키 정부의 작년 경고를 묵살한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또다시 벨기에 당국의 무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벨기에 검찰이 지난 18일 체포한 작년 11월 파리 테러의 마지막 주범인 압데슬람을 상대로 나흘간 겨우 1시간만 심문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검찰은 체포 다음 날 압데슬람을 교도소에서 간단히 조사하면서 추가 공격 계획에 대해선 거의 물어보지 않고 이미 끝난 파리 테러 관련 혐의만 주로 질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압데슬람이 머문 안전가옥에서 총·폭발물 등 다량의 무기가 발견돼 ‘브뤼셀에서 추가 공격을 모의한 것 같다’는 경보가 켜진 상황을 감안하면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압데슬람이 18일 함께 체포된 아미네 추크리, 검거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모하메드 벨카이드 등으로 구성된 브뤼셀 내 ‘제2 공격팀’을 이끌면서 더 큰 규모의 테러를 준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벨기에 수사당국은 압데슬람 팀이 미리 준비한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폭발물 등을 이용해 22일 공항과 지하철역을 테러한 ‘제1 공격팀’과 동시에 브뤼셀 시내에서 공격을 펼치는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브뤼셀 도심에 많이 모이는 오는 27일 부활절을 겨냥해 파리 테러와 같은 대규모 살상을 감행하려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벨기에 공영방송 VRT도 “압데슬람 일당이 군용 소총과 산탄총 등을 사용해 자살폭탄 팀과 함께 브뤼셀에서 대량 살상을 일으키려고 했다”며 “파리 테러와 똑같은 시나리오를 계획했지만 (압데슬람의 체포로) 일부만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압데슬람의 심문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벨기에의 테러 위협 대처에 대해 새로운 우려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자폭테러를 저지른 이브라힘(29)·칼리드(27) 엘바크라위 형제가 미국 정보당국의 ‘잠재적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던 것으로 나타나 벨기에 대테러 능력에 대한 의문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

NBC 뉴스는 2명의 미국 정부 관료를 인용해 엘바크라위 형제는 브뤼셀 테러 이전부터 미국 대테러 당국에 알려져 있던 인물이지만, 벨기에 당국은 그들을 단지 사소한 범죄자로 여겼다고 보도했다.

이브라힘 엘바크라위가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체포된 ‘잠재적 테러리스트’라는 터키 정부의 경고를 벨기에 당국이 무시했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날 폭로에 이어 거듭 실책이 드러나자 벨기에 정부는 혼란에 빠졌다.

헤인스 법무장관과 얀 얌본 내무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으나, 샤를 미셸 총리는 현재가 ‘전시상황’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헤인스 장관은 현지 방송을 통해 “우리는 그(이브라힘)가 체포됐던 장소(터키-시리아 국경)에 더 주목했어야 했다”며 “그런 곳에서 체포된 사람은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한데도 우리는 놓쳤다”고 자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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