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마이너스 금리 1년’ 후유증에 기업·지자체 ‘몸살’

스위스 ‘마이너스 금리 1년’ 후유증에 기업·지자체 ‘몸살’

입력 2016-03-14 14:42
수정 2016-03-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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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선납시 할인제도 폐지…예금수수료 낼 바에는 무이자 대출

스위스가 중앙은행에 예치한 시중은행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 1년을 넘기면서 그에 따른 후유증에 대응하기 위한 자치단체, 은행,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의하면 2015년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스위스에서는 세금을 선납할 때 그 일부를 할인해주는 특전을 폐지하는 지자체가 잇따르고, 은행업계에서는 해외지점에서도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는 곳이 나왔다.

스위스중앙은행은 오는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하는데, 이번에 유럽중앙은행(ECB)을 뒤따라 현재의 -0.75%보다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할 경우 잉여자금이 갈 곳을 잃어버리는 구도가 한층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스위스 동부의 추크 주는 작년말 “기한을 앞당겨서 납세하게 하는 이점이 사라졌다”며 기한 4개월 전까지 납세하는 사람의 세금을 1% 할인하는 우대 제도를 폐지해버렸다.

예금 금리가 거의 제로가 되고, 징수를 앞당겨 거액의 자금을 모아도 운용에 따른 수익을 예상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세금 선납 감면제도가 마이너스 금리 탓에 지자체 세입을 줄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셈이다.

같은 제도를 운용하던 루체른 주도 선납 납세의 특전을 축소시켰다.

스위스 국립은행(중앙은행)은 작년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은행들이 법인의 예금계좌에 부담을 전가함에 따라 잉여 자금은 운용처가 사라지고 있다.

스위스 남동부의 기초자치단체 폰트레시나는 바로 옆 도시 사메단에 연리 0.5%에 500만스위스프랑(약 60억원)을 융자해주었다. 간병시설 건설계획이 주민 반대로 좌절되면서 남은 자금을 융자금으로 활용했다. 이 자금을 은행에 맡기면 오히려 수수료를 물어야 하므로 이웃 지자체에 융통해주기로 한 것이다.

거액의 장기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도 자금운용에 애로가 많다. 취리히 주의 기초자치단체 고사우는 스위스의 연기금으로부터 400만스위스프랑을 무이자로 차입했다.

연기금의 대부분은 일정한 비율을 안전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예금은 수수료를 빼앗기고 국채운용도 위험하기 때문에 위험이 거의 없는 기초단체에 빌려준 것이다. 빌려줬다가 떼일 위험이 적은 지자체에 무이자 융자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 체제가 길어지면서 은행업계의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스위스주립은행협의회는 올 1월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전체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은행들이 잉여자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리스크로 연결되면, 기업대상 융자 등의 금융중개 기능이 손상될지 모른다는 항변이다.

이미 스위스의 법인고객들로부터는 마이너스 금리(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스위스의 대형은행 줄리어스 베어(Julius Baer)는 2월 결산설명회에서 앞으로는 독일 등 유로권의 해외 지점에서도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이나 자사의 고객이 거액을 예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반 회사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손목시계 세계 최대기업인 스와치그룹은 “일정 수준을 넘은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지 않도록 거래 은행과 교섭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프랑화 강세 여파로 2015년 12월 연도말 결산에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2월 최대 10억스위스프랑의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조금이라도 자사의 예금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스위스프랑 강세로 수출 산업이 타격을 입자, 자국통화의 약세 유도를 통해 대응하고자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하며 통화전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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