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CPI 1년 8개월 만에 최고…“기초수요 없어 지속가능성 작아”
중국의 부동산, 식품, 철강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들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며 2월 선전(深천<土+川>)과 상하이의 분양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각각 4.1%, 2.6% 상승했고 베이징, 광저우에서도 주택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극심한 공급과잉 상태인 철강산업도 최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즈음해 철광석, 철강제품 가격이 급상승 추세를 보였다.
성장둔화와 경기침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10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 키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한 2월 CPI는 전월치(1.8%)보다 0.5% 포인트 높고 시장 예상치(1.9%)도 웃돈 수치로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대 진입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춘제(春節·설) 연휴의 영향으로 식품가격 상승률이 7.3%에 달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기초 경제지표가 받쳐주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원빈(溫彬) 민성(民生)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런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하락세인 수요에서 아무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오차오웨(趙超越) 차오상(招商)선물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의 지지가 없는 인플레이션 예측은 위험한 게임”이라며 “사실 우리는 이미 철광석과 철강제품 가격 상승 랠리가 곧 끝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일부 품목 물가상승이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최소 6.5%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하고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중국이 성장엔진으로서 투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다른 정책 신호에 의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일본이나 유럽처럼 공격적이지는 않아도 경기둔화세를 늦추기 위해 통화공급에 주안점을 두고 지난달 2조5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지급준비율도 낮췄다.
CPI보다 생산자물가지수(PPI)의 부진과 회복 가능성에 더 주목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월 중국의 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하락했다.
이는 2012년 3월부터 48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공장출하 단계의 침체된 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저우진타오(周金濤) 중신건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순환적인 관점에서 보면 PPI가 올해 하반기엔 긍정적인 영역의 수준으로 돌아올 것 같다”며 “중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