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폭력 희생양’ 파푸아뉴기니 여성·아동들

‘세계 최악의 폭력 희생양’ 파푸아뉴기니 여성·아동들

입력 2016-03-03 16:12
수정 2016-03-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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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폭력으로 손목이 부러지고 등과 팔꿈치에 칼자국도 나고 얼굴에 온통 멍도 들었어요. 하지만 남편이 경찰이라 신고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달리 갈 곳도 없어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야 하고 달라지는 것도 없어 우울하기만 합니다.”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MSF) 가족지원센터(Family Support Centre)를 찾은 30살 여성은 이렇게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털어놓았다.

이 여성의 사례처럼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분쟁지역을 제외하고는 세계 최악의 여성과 아동들에 대한 가정폭력과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국경없는의사회가 3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7년 이후 자신들이 치료한 가정폭력 및 성폭력의 피해자만 2만7천993명에 달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2014∼2015년 사이 배우자의 폭력 등으로 포트모르즈비와 하이랜드 지역 타리의 가족지원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은 3천56명으로, 94%는 여성이라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이들 대부분은 배우자나 가족, 마을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보았고, 거의 전부(97%)가 상처를 입어 치료가 받아야 했다.

아동들도 가족 혹은 이미 알고 있는 마을 사람의 폭력에 노출되면서 성폭력 피해자 중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5세 미만이 피해 아동 6명 중 1명꼴일 정도로 아동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폭력의 희생양이 돼 있었다.

사정은 이렇지만 이들 피해자를 수용할 시설이나 서비스의 태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인 사람들도 많았다.

죄를 저질렀더라도 피해자 가족에게 돈이나 돼지 등 현물로 갚으면 마을에 계속 남을 수 있는 전통적 보상 방식은 폭력 재발의 위험성을 높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포괄적인 의료 및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서비스 부족으로 피해자 다수가 침묵 속에 홀로 고통스러워하며 살아가고 있고, 아동들의 경우 보호 받기란 훨씬 더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약 7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파푸아뉴기니는 1975년 호주로부터 독립했으며, 하루 미화 1.25 달러(약 1천500원) 이하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극빈층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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