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총격 피해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배증
세계적인 경제·문화 도시로서의 명성 이면에 ‘이라크 전쟁터 같은 총기폭력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두 얼굴의 도시’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1월 한 달간 최소 292명이 총에 맞고, 50명이 살해(흉기 살인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지난 1월 시카고의 살인사건 발생 건수가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해 치안 전망에 암운을 드리웠다.
특히 주말인 지난달 29∼31일 사흘간 30여 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최소 23명이 부상했다. 하루 평균 10명이 총에 맞고 2명이 숨진 셈이다.
1월 총격 피해자 수 292명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살인 통계에 경찰관 개입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시카고 남부 웨스트 잉글우드에 있는 미 프로농구(NBA) 스타 데릭 로즈의 유년시절 집 안에서 경찰이 용의자 1명을 총격 사살한 사고 등 경찰 개입 사건을 포함하면 실제 총기·폭력 피해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존 에스칼란테 임시 경찰청장은 “특정 지역에서 범죄조직(갱단) 간의 충돌과 보복 행위가 점점 더 늘고 있는 데 기인한다”며 “사소한 다툼이 총격과 살해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건의 살인 사건 가운데 14건에 대한 수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범죄 사건은 도시 남부와 서부의 흑인·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인종 분리와 빈부 격차가 범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유명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는 지난해, 총기 폭력이 만연한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을 이라크 전쟁터에 비유한 영화 ‘시라크’(Chi-Raq·샤이랙)를 제작·개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