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계부채와 대외의존도로 성장률 2%대 초반”
새해 세계경제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올해 한국경제는 중국 경기둔화와 신흥국 위기, 고령화, 저성장 등 대내외 악재들로 작년에 이어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유명 투자은행 39곳이 전망한 2016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가 3.3%를 예상한 것과는 달리 3%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시티그룹, 다이와 캐피털마켓, 모건스탠리, 데카뱅크 등 4곳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보다도 낮춰 잡았다.
시티그룹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떨어진 2.4%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높은 가계부채와 대외수요 둔화로 2016년에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은 중국 경기둔화로 수출 전망이 어둡다며 올해 한국이 ‘무기력한(Lacklustre)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행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수정전망치인 3.2%에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대외여건, 생산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0월 전망 때보다 성장의 하방 위험이 다소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향조정 가능성을 암시했다.
세계경제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저유가 현상, 신흥국 경제 위기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대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밝은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미국은 금리를 인상했지만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그레이트 다이버전스’(Great Divergence·대분기)로 각국의 금리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1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요인을 제외한 한국 경제의 걸림돌은 노인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부터 감소하며 2030년에는 노인인구가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은 12.7%(2015년 12월 기준)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노인의 비중은 8.3%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인구 대비 노인 비중은 일본(25.8%)이나 미국(14.5%), 독일(21.1%), 핀란드(19.8%) 등과 비교하면 낮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한국은 15세 미만 젊은 인구 비중이 현저히 작아 고령화 속도가 현저히 빠르다.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17개국 가운데 15세 미만 인구비중이 한국(14.1%)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는 홍콩(11.3%), 싱가포르(13.4%) 등 두 곳뿐이었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미국과 캐나다, 유로존 등도 모두 한국보다 15세 미만 젊은 인구가 많았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 소비 성향이 줄어들어 경제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경기가 국내경기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수만으로 경기 회복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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