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호도르코프스키 국제수배…“영국 망명 고려”

‘푸틴 정적’ 호도르코프스키 국제수배…“영국 망명 고려”

입력 2015-12-24 09:11
수정 2015-12-2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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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사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에 대한 국제수배령을 내렸다고 타스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드미르 마르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은 “호도르코프스키가 국제수배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연방수사위는 호도르코프스키를 1990년대 말 발생한 2건의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기소했다. 자신의 부하에게 네프테유간스크시(市) 시장 등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스위스로 망명한 호도르코프스키는 “기소 내용이 모두 조작”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소환에 응해 러시아에 입국할 계획이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러시아 수사당국에는 그 어떤 협조도 하지 않겠지만 스위스 당국의 요청에는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재벌이던 호도르코프스키는 2003년 탈세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고 10년을 복역했다.

러시아 일각에선 그가 야권에 정치자금을 대고 스스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크렘린의 비위를 거스른 게 사법처리의 원인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푸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2013년 12월 석방된 호도르코프스키는 러시아를 떠나면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년 내로 체제가 바뀔 것을 확신하며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에게 수배령을 내린 러시아 당국을 가리켜 “정신이 나갔다”고 비판했다.

현재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호도르코프스키는 영국 망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나를 위협으로 여기는 게 명백해졌다”며 “영국 망명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의 이번 수사는 최근 호도르코프스키가 2018년으로 예정된 차기 러시아 대선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온라인 정치단체 결성을 추진하는 등 정치 행보를 계속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 무장 경찰은 지난 22일 탈세 등을 이유로 호도르코프스키가 이끄는 민주화 운동 단체 ‘오픈 러시아’의 모스크바 사무실과 직원들을 수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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