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7도·헬싱키 10도…‘크리스마스 맞아?’

뉴욕 17도·헬싱키 10도…‘크리스마스 맞아?’

입력 2015-12-22 10:49
수정 2015-12-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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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초여름 날씨, 유럽은 한겨울에 꽃피어…‘화이트 크리스마스’ 어려울듯

연말연시로 지구촌이 들뜨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상고온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언감생심이 될 전망이다.

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아이스 스케이팅, 눈싸움, 향신료를 넣고 따뜻하게 데운 와인의 계절에 새가 울고, 꽃이 피고 가짜 눈이 스키장을 덮고 있다”며 온난화로 달라진 유럽의 연말 풍경을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하나인 핀란드 헬싱키의 전날 기온은 섭씨 10.3도를 기록했다. 북유럽에 있는 스웨덴과 에스토니아도 10도 이상을 나타냈고,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공원의 기온은 무려 16.9도였다.

‘눈과 얼음의 도시’ 모스크바마저 영상의 날씨를 보였다.

러시아의 기상 예보관은 “22일 평균 온도는 5도로, 겨울 평균 기온인 영하 6.5도보다 거의 12도 이상 높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자연 아이스링크 1천200곳이 올겨울 개장하지 못했고, 붉은 광장의 인공 아이스링크도 이날 기술적인 이유로 문을 열지 못했다.

이탈리아 알프스 스키장에서도 인공눈에 의지하고 있고, 독일 드레스덴에는 벚꽃이 피었으며 잉글랜드에서는 수선화가 만개하고 있다.

지난주 스코틀랜드의 한 골프장에서는 “12월 중순에 잔디 깎는 기계가 나왔다!”는 트윗을 올렸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기상청 등 기상 전문매체의 예보를 인용해 미 언론이 이날 전한 내용을 보면 오는 24일 보스턴 16℃를 비롯해 뉴욕 17℃, 필라델피아 18℃, 워싱턴DC 21℃, 샬럿·애틀랜타 22℃ 등 대서양과 인접한 동부 도시들은 20도 안팎의 높은 기온을 기록할 전망이다.

워싱턴DC의 경우 24일 최고기온이 24도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있어 지난 1933년 21도의 종전 기록을 82년 만에 갈아치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부 최북단 메인 주의 기온도 10℃대에 이르는 등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번 주중 가장 따뜻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 전문가들은 텍사스 동부 휴스턴을 비롯해 아칸소,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조지아 주와 플로리다 주 일부에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폭우와 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불어 홍수 피해가 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최근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는 유례없는 많은 비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구촌을 강타한 ‘역대급’ 엘니뇨로 올해 크리스마스 때 미국에서 흰 눈을 볼 수 있는 곳은 로키 산맥이 관통하는 콜로라도,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 유타와 5대호 근처인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된다.

이런 이상고온 현상에 대해 프랑스 기상 관계자는 “해마다 그런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라며 자연스러운 변동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따뜻한 겨울 날씨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앞으로 북유럽 주민들도 따뜻한 겨울에 익숙해지게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기후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올해가 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유럽은 이미 1910년 이래 가장 더운 11월을 보냈다.

영국 기상청은 내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961∼1990년보다 0.84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지구 온도는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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