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립고교 역사교과서에 첫 軍위안부 반영 ‘주목’

미국 공립고교 역사교과서에 첫 軍위안부 반영 ‘주목’

입력 2015-12-21 10:57
수정 2015-12-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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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州 역사·사회 교과과정 지침 초안 한국사 대폭 반영…위안부 서술 ‘의외’고대사 부문 “동아시아 사상과 문물을 한국이 일본에 전수” 내용도 일본 정부, ‘평화의 소녀상’ 이어 반발·로비 예상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공립 고등학교 교과서에 한일 양국 간 뜨거운 쟁점 사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반영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국이 최근 홈페이지(www.cde.ca.gov/ci/hs/cf)에 게재한 역사·사회 교육과정 지침 개정 2차 초안에 따르면 “일본군은 제2차 세계 대전 이전과 전쟁 중에 이른바 성노예인 위안부들을 점령지에 강제로 끌고 갔다”고 서술했다.

또 “이른바 ‘위안부’들은 제도화된 성노예로서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의 사례로 가르칠 수 있다”, “위안부에 끌려간 여성들의 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수십만여 명이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갔다는 게 중론이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 역사·사회 교육과정 지침은 캘리포니아 주 공립학교 수업과 교과서 집필 기준이 되는 것으로 지난 17일 2차 초안이 게재됐으며, 위안부 관련 내용은 15장(10학년용) ‘세계 역사, 문화와 지리: 현대세계’ 468쪽에 나왔다.

이강복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교육영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2차 초안은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가 지난달 19∼20일 ‘역사·사회 교육과정 지침(Framework) 개정 공청회’ 바탕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최종 초안”이라고 밝혔다.

이 영사는 “캘리포니아 교육과정 전문가 위원회는 지난 5년간 역사·사회 교과서 개정 작업을 해왔다”면서 “역사·사회 교육과정 지침 시안은 약간의 수정·보완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큰 변화 없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반영하려는 시도는 캘리포니아 주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내년 2월까지 주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역사·사회 교과과정 지침에 대한 의견수렴과 최종 검토과정을 거쳐 내년 5월 최종 확정한다.

이후 1년간 교과서를 집필하고 2017년 9월 학기부터 주 내 공립학교에서 새롭게 개정한 역사·사회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시안이 확정돼 역사·사회 교과서에 반영된다면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캘리포니아 학생과 학부모에게 널리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과서 지침 개정 시안에는 또 고대사 부문에서 “동아시아 사상과 문물을 한국이 일본에 전수,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과 현대사 부문에서 “한국이 1980∼9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게다가 미주 한인 역사, 한국의 목판 인쇄술, 실크로드와 한국 등 15개 부분의 한국 문화와 역사 관련 내용도 반영됐다.

앞서 최철순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을 비롯해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 임원들은 지난달 19일 새크라멘토 청사에서 열린 ‘역사·사회 교과과정 지침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설명회에서 캘리포니아 주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한인 1.5세와 2세들은 물론 주류 사회 학생들에게도 제대로 된 한국 역사를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사 반영 비율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권영민 LA 한국교육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교육부도 한국사 반영 비율을 늘리는데 동의했다”면서 “이미 초안에서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산하 교육과정 전문가위원회 측이 고교 역사·사회 교과서에 이를 반영하는 매우 꺼렸다는 점에서 이번 초안에 서술된 것은 의외다.

이 교육영사는 “지난 19일 열린 공청회에서 우리 측 참석자 중 한 명이 위안부 문제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는 자신들 주장을 반영하고, 군 위안부 관련 내용을 빼거나 최소화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출판사 맥그로힐이 자사가 출판한 교과서 ‘전통과 교류’에 군위안부 강제동원 관련 내용을 싣자 뉴욕총영사관 등을 통해 맥그로힐에 강하게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이미 미국 내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주 역사·사회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내용 반영은 한미, 미일 간 외교 쟁점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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