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암호화로 추적 따돌린 IS…미국 정보기관의 감시 실패

<파리 테러> 암호화로 추적 따돌린 IS…미국 정보기관의 감시 실패

입력 2015-11-16 08:17
수정 2015-11-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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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는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미국 정보 당국의 감시 실패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미국에서 나왔다.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이래 IS를 비롯한 테러 단체가 암호화한 애플리케이션(앱) 등 진화한 통신 수단을 쓰고 있으나 미국 정보 당국이 이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견해다.

전·현직 미국 정보 요원들은 파리 테러를 심각한 사태로 규정하고, 미국 정부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일탈로 과소평가한 IS 등 테러 단체의 테러 조직 능력을 다시 정밀하게 살펴 대테러 정책을 총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5일 미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야후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IS 감시는 ‘고잉 다크’(Going Dark) 상태다.

정보 세계에서 사용되는 속어인 고잉 다크는 자신을 해치려는 다른 사람의 공격에서 보호하려고 일정 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멈추고 입을 닫는 행위를 뜻한다.

소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정보기관이 IS 등 테러 단체의 도·감청에 실패해 사전에 테러 시도를 발견하지 못하는 감시 두절 상태를 칭한다.

뉴욕 경찰국의 정보 대테러 담당 부국장인 존 밀러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폭로 후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수집 방법이 새어나감에 따라 급진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정교하게 설계된 앱을 사용해 따로 의견을 교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시망을 피해 자동 삭제 또는 폐기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앱이 여러 개 존재한다면서 “무장 단체의 공격은 경고가 아닌 실제 벌어지는 상황으로 제2의 9·11과 같은 대형 테러 참사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직 정보 전문가들은 IS 테러 용의자들이 토르와 같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사용한다며 경계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토르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IS는 미국의 추적을 피하고자 구글과 야후 등 미국에 본사를 둔 포털사이트 대신 러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의 인터넷 공급자를 선호한다.

파리 지역 6곳에서 최소 8명의 테러범이 한 편의 짜인 각본처럼 움직인 이번 테러는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정보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대테러전담반에서 근무한 전직 요원 앨리 수판은 그래서 파리 테러를 “완벽한 정보기관의 실패”로 규정했다.

무기 수송, 폭발물 지원 등과 같은 IS 동조자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정보기관의 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IS 발호와 함께 유럽 정보기관은 1년 반 동안 이라크나 시리아로 넘어가 IS에 속해 싸운 미국 국적자 100명, 수 천명의 유럽 국가 여권 소지자를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로 찍고 추적해왔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감시에 느슨했다고 야후 뉴스는 전했다.

자국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외로운 늑대’ 정도로 치부하고, 알카에다가 2001년 자행한 9·11 테러와 같은 대규모 테러를 IS는 기획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낮게 평가했다.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이날 언론을 대상으로 시리아에서 유럽으로 유입된 잠재적 테러리스트가 수천 명에 달하는 데 반해 미국에 온 이들은 40명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파리 테러를 미국에서도 자행하겠다던 IS의 야망은 크지만, 그럴 능력은 부족하다”고 한 발언이 이런 의견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정보 일선 관계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지난해까지 미국 국가 대테러센터(NCTC) 수장으로 일한 매슈 올슨은 “우리가 감시 목표로 삼은 테라 잠재 용의자들이 NSA 감시망에서 벗어난 암호화한 수단을 사용한다”면서 “파리 테러와 같은 일이 더는 놀라운 것은 아니므로 미국 정보기관이 IS의 능력을 재평가하고 대책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릭 라스무센 현 NCTC장도 3주 전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의 정보 수집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며 테러 단체 추적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자국 내 극장과 쇼핑몰 등 이른바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IS의 공격을 대비해 이를 가정한 훈련도 비밀리에 마쳤지만, 암호 해독·추적 능력이 IS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사전에 테러 기도를 막지 못할까 크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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