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다가올수록 양보여지 좁아져…日 “한국내 여론은 한국측이 책임지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은 군위안부 협상이 ‘시간과의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11일 진행된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서 양국은 기본적인 입장 차이를 확인했음에도 가급적 조기에 차기 협의 일정을 잡기로 하는 등 ‘속도전’ 모드에 들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양국이 국장급뿐 아니라 외교장관급 등 복수의 루트에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내 해결’을 강조한 측면도 있지만 양측이 서두를 수밖에 없는 주된 배경에는 내년 선거 일정이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은 4월 총선,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가 각각 예정돼 있다.
결국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들어가면 양국 정부는 합의안에 대한 여론의 저항을 크게 의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에 서둘러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피차 느끼는 상황이다.
그런 맥락에서 양측은 합의안 자체뿐 아니라 합의안이 양 국민에 받아들여지게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측은 최근 한일간에 이뤄진 일련의 군위안부 논의때 ‘합의시 다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최종 해결 보장’을 거론하면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 측과 국내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1990년대 군위안부 피해 구제책으로 마련한 아시아여성기금이 피해자 및 지원단체와 한국내 여론의 반발 속에 실패로 끝난 만큼 합의안이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노력을 한국 정부가 해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여론을 돌파해야 하는 문제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정권 역시 군위안부 문제에서 일절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우익 지지층의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 소식통들은 “과거 한일간 군위안부 협상의 양상은 한국이 일본에 전적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쪽이었다면 지금은 ‘일본은 일본이 할 일을, 한국은 한국이 할 일을 하자’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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