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일본 반발 넘어 엔화 제치고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하나이르면 금주중 위안화 SDR 편입 관련 보고서 이사국에 회람할듯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문제와 함께 올해 말 국제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느냐다.위안화가 특별인출권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면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얻게 돼 세계 양대 강국인 미국의 ‘그린백’(greenback·달러화)과 ‘레드백’(redback·위안화)의 경쟁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할 IMF 집행이사회가 언제 열리느냐에 지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MF에 정통한 소식통은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아직 IMF가 집행이사회 날짜를 공식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30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집행이사회에 앞서 IMF는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터키의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즈음해 이르면 이번 주말께 이사국들에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 여부 심사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국들은 보고서를 통상 2주 정도 심사하는 것을 역산한 것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심사보고서에는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MF는 5년 전인 2010년 11월 자유태환(주요 통화와의 자유로운 교환)이 원활하지 않다며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넣지 않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세계 경제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2010년만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과 엇비슷했던 중국은 2013년에는 9천1천억 달러로 미국(16조8천억 달러)에 이어 확고한 2위로 부상했다. 반면에, 일본은 4조8천억 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이런 덕분에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도 급상승했다.
2010년에만 해도 0%대로 미미했던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올해 1월 2.17%에서 8월에는 2.79%까지 올라 엔화(2.76%)를 제치고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에 이어 4위 결제 통화로 올라섰다.
또 중국이 무역에서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율도 2010년 2%에서 2014년 20%로 급등했고, 2020년에는 3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객관적인 사정 변경이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일본이 반대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큰 장애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들어가려면 회원국 70%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미국(16.75%)과 일본(6.23%)이 반대하더라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어 표 대결을 해도 별다른 난관은 없어 보인다.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된다고 가정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화 바스켓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다. 그 비율도 이달말 IMF 집행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다.
올해까지 적용되는 SDR 통화 바스켓 구성 비율은 달러화 44%, 유로화 34%, 엔화 11%, 파운드화 11%다.
단순히 경제규모로만 보면 위안화가 2대 통화로 올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세계 3위 통화의 지위를 부여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아시아에서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려온 일본은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자체는 어쩔 수 없이 묵인한다 하더라도, `통화바스켓 구성 비율’에서 위안화에 밀릴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이달말 집행이사회에서는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느냐 여부와, 편입된다면 그 비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 두 가지가 핵심 결정사항”이라면서 “특히, 위안화의 편입 비율과 관련해 일본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국제결제 비중 등을 감안해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편입되면서부터 위안화가 엔화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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