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이사들 금리결정 직전 민간은행 만나…규정 위반 가능성

ECB 이사들 금리결정 직전 민간은행 만나…규정 위반 가능성

입력 2015-11-03 11:08
수정 2015-11-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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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이사회 이사들이 예기치 않은 금리인하 등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민간은행이나 펀드매니저들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리결정 전 1주일간을 ‘조용한 시기’로 정해놓고, 통화정책이사회 이사들의 공개발언을 금지한 ECB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FT는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정보공개 청구를 거쳐 입수한 ECB이사 6명의 2014년 8월∼2015년 8월 일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결과 ECB의 베누아 퀘르 이사와 이브 메르쉬 이사는 2014년 9월 3∼4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둔 2일 UBS와 만났다. 퀘르 이사는 심지어 금리결정 발표 직전인 4일 오전 BNP파리바와 만나기도 했다.

ECB는 당시 회의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내리고 유로존 경제는 디플레이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민간부문 자산 매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퀘르 이사는 올해 3월 금융통화정책회의 전날에도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펀드매니저를 만났다. ECB는 당시 회의가 끝나고 1조1천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지 발표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와 피터 프랫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부채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6월 23일 ECB 운영위원회가 매일 그리스은행들에 긴급유동성 지원한도를 유지할지 컨퍼런스콜을 할 당시 헤지펀드인 알게브리스를 만났다.

프랫 이코노미스트는 6월 22일에는 BNP파리바-포르티스를, 25일에는 채권펀드운용사 핌코를 만났다.

앞서 퀘르 이사는 지난 5월 런던의 버클리호텔에서 열린 헤지펀드 매니저, 경제학자,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모임에서 ECB가 5∼6월에 자산매입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혀 ECB와 민간부문과의 부적절한 유착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ECB 대변인은 “미래의 통화정책과 같은 민감한 정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조용한 시기’의 원칙은 양자간의 만남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ECB는 이와 관련, 올해 초부터 자체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민간부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할지 새로운 원칙을 정립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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