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사건 20여년 후…운명 엇갈린 비운의 두 당총서기

톈안먼사건 20여년 후…운명 엇갈린 비운의 두 당총서기

입력 2015-10-17 14:06
수정 2015-10-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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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자오쯔양 탄생 96돌…탄생 100돌 후야오방은 복권 임박

‘비운의 총서기’로 불리는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과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모두 정치개혁을 주장하다 권좌에서 밀려난 인물들이다.

후야오방은 1987년 공산권 몰락 위기 속에서 발생한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축출됐다. 그의 사망(1989년 4월 15일)은 톈안먼 사태의 기폭제가 됐다.

자오쯔양의 말로는 후야오방보다 훨씬 불운했다.

톈안먼 시위 당시 무력진압을 반대하다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그는 자택에서 15년간 연금 생활을 하다 2005년 1월 17일 사망했다.

중국 당국이 그의 유골을 혁명열사 묘역에 안장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유가족들은 그의 유골을 10년째 베이징 자택에 안치해왔다.

톈안먼 사건이 일어난 지 20여 년이 흐른 오늘날 두 인물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7일은 자오쯔양 탄생 96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중국 언론에서는 자오쯔양과 관련한 어떤 보도도 찾아볼 수 없다. 외신이나 홍콩매체에서도 자오쯔양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올해 탄생 100주년(11월 20일)을 맞는 후야오방은 공식 복권을 앞두고 있다.

중국 공산당신문망은 올 1월 보도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당 장악 계기가 된 쭌의(遵義)회의 80주년, 개국공신 천윈(陳雲) 탄생 110주년, 항일전쟁 승전 70주년과 함께 후야오방 탄생 100주년을 올해 기억해야 할 ‘4대 기념일’로 꼽았다.

중국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가 지난 4월부터 그의 생전 강연 등을 정리한 책을 출판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고,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청춘 격동의 시대’도 그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류양(瀏陽)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이런 신호들은 중국 정부가 내달 20일을 전후해 그의 탄생 100주년을 크게 부각하는 한편 공식 복권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후야오방 탄생 90주년 기념식을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사실상 복권이 이뤄졌음을 알렸지만, 아직 공산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복권 절차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은 자오쯔양에 대해서는 10년째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 1월 신화통신을 통해 “당과 인민사업에 유익한 공헌을 했다. 1989년 정치적 풍파 속에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상반된 평가를 한 이래 단 한 번도 그를 공개 거론한 적이 없다.

중국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올해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야오방은 톈안먼 시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오쯔양 사례와는 다르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은 ‘의회민주주의 도입’ 등 급진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했던 그에 대한 재평가나 섣부른 언급이 공산당 지도체제의 근간과 관련된 논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주장한 정치개혁은 시진핑(習近平)의 국정운영 노선과도 배치된다.

20여 년 전 중국 정치 개혁의 최전선에 섰던 두 전직 지도자의 이처럼 대조적인 사후 운명은 복잡한 중국 정치의 한 단면을 어렴풋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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