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 후보 첫 토론회...공화당과 달랐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첫 토론회...공화당과 달랐다

입력 2015-10-14 14:47
수정 2015-10-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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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첫 진검승부 승자는

 “미국인들은 당신의 이메일 문제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메일 말고 미국이 직면한 진짜 문제를 얘기하자.”(버니 샌더스)

 “나도 그렇다. 고맙다.”(힐러리 클린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윈라스베이거스호텔에서 열린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첫 토론회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참석한 후보 5명 가운데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그를 무섭게 추격해온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이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가 나오자 이 같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돌발적으로 악수를 한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개인 이메일 사용이 실수였다고 거듭 밝힌 뒤 “공화당의 음모가 드러난” 벵가지 특위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상황을 비판했다. 그러자 갑자기 샌더스 후보가 끼어들며 “미국인들은 당신의 ‘그 놈의’(damn) 이메일 문제를 듣는 것이 지겹다”며 “중산층이 죽고 빈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메일 문제는 그만하면 충분하다. 중산층을 살리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미국이 당면한 실질적 문제를 논의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청중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고맙다”며 샌더스 후보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샌더스 후보는 두 손으로 클린턴 후보의 손을 잡은 뒤 환하게 웃었다. 청중들은 이에 더욱 환호를 보냈다.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도 이들의 의기투합에 힘을 보탰다. 오맬리 후보는 “민주당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로 규정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중산층과 교육 살리기 등 토론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에 대해 의견을 함께 한 것은 공화당에 대한 반격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메일 스캔들뿐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등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는 그러나 총기 규제와 이라크 전쟁, 시리아 사태, 대형 은행 개혁, 애국법, 오락용 마리화나 허용 등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며 설전을 벌였다. 그동안 보여온 서로 다른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가 신원조회를 강화한 ‘브래디법’을 반대하는 등 총기 규제 정책이 미온적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은 전미총기협회(NRA)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후보는 이에 “NRA가 나한테도 D-(낙제점)를 줬다”며 “총기상보다는 정신이상자의 총기 소유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후보는 이어 클린턴 후보가 지난 2002년 찬성했던 이라크 전쟁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정책 실패”라고 비판했고, 이에 클린턴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나를 국무장관에 지명하면서 나의 판단을 높이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사태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반군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샌더스 후보는 “미군을 다시 중동에 보내는 것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대형 은행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샌더스 후보가 “과거 클린턴 정부가 금융 규제를 완화해 위기가 발생했다”며 “의회가 월스트리트를 규제하는게 아니라 월스트리트가 의회를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클린턴 후보는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에 상원의원으로 있으면서 은행 구조조정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후보는 애국법을 반대하고 오락용 마리화나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클린턴 후보는 애국법 통과는 필요했으며 오락용 마리화나는 반대하지만 의료용 마리화나는 찬성한다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는 후보들이 서로에 대한 악의적 비방 없이 이슈에 대해 실질적 토론을 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평론가들은 토론회를 개최한 CNN에 나와 “공화당 토론회와 달리 여성이나 인종에 대한 비난 없이 민주당 후보들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며 “클린턴 후보는 여유가 있었고 샌더스 후보도 선방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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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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