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성매매 비범죄화’ 추진…안팎서 반발

국제앰네스티 ‘성매매 비범죄화’ 추진…안팎서 반발

입력 2015-08-02 17:25
수정 2015-08-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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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일 국제회의서 내부 투표…할리우드 스타들도 반대 서명

세계적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오는 7일 열리는 국제회의에 성매매 비범죄화를 안건으로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7~1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80여 개국 500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회의를 열고 성매매 여성과 성 매수자 모두에 대한 비범죄화 여부를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NYT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가 성매매 처벌면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이렇다. 성욕은 인간의 근본적 요구라 성매수자 처벌 시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로운 표현의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이들이 처벌 없는 성매매로 성욕을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고 성매매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 자아감도 강화할 수 있다.

성 구매자 처벌이 성매매 음지화를 초래해 성매매 여성들을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것도 국제앰네스티의 주장이다.

그러나 반발이 상당하다. 여성단체가 반대하고 나선 것은 물론 회비를 내며 국제앰네스티의 인권보호 정신에 동참해온 전 세계 200만 회원 중 일부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성단체에서는 국제앰네스티의 이 같은 입장이 성매매 관련 정책을 흔들고 최종적으로는 사창가를 합법화하며 빈곤한 국가 여성들을 성매매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맹비난한다.

국제 여성단체 ‘이퀄리티 나우’(Equality Now)의 창립자이자 국제앰네스티 회원이었던 제시카 노이비르트는 “섹스를 위해 다른 인간을 구매하는 남성의 권리를 위해 인권의 총체적 개념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에 성매매 비범죄화 입장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할리우드 스타 메릴 스트리프와 케이트 윈즐릿, 엠마 톰슨도 동참했다.

투표에서 성매매 비범죄화가 채택되더라도 당장 현실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이 된다. 1961년 정치범 석방을 위해 시작된 국제앰네스티는 1977년 인권보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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