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로 ‘잔혹한 독일인’ 이미지 되살아나”

“그리스 위기로 ‘잔혹한 독일인’ 이미지 되살아나”

입력 2015-07-17 14:09
수정 2015-07-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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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의 흔적을 지우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독일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계기로 과거 이미지를 되찾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나치 패배의 잔해와 냉전을 헤치고 평화주의의 수호자이자 최신 청년문화의 요람으로 우뚝 선 독일에 ‘잔혹한 독일인’의 이미지가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굴복시키며 가혹한 긴축 조건을 관철시킨 과정이 나치 독일의 잔인성을 상기시켰다는 것이다.

그리스에 혹독한 조건을 요구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었지만 유독 독일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이 그토록 지우고 싶었던 나치의 과거 탓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독일의 총구에 그리스가 항복했다며 독일을 콕 집어냈다. 가디언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면서 “구제금융 조건이 상대방을 위해 잔인하다기보다 그저 잔인하기 위해 잔인하다”고 혹평했다.

트위터에서는 ‘보이콧독일’(Boycottgermany)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며 독일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를 영화 ‘양들의 침묵’ 속 냉혈한 한니발 렉터 박사에 빗대 ‘앙겔라 렉터’라고 부르며 유럽연합을 먹어치우는 모습으로 묘사한 그림도 퍼지고 있다.

이번 그리스 협상에서 메르켈 총리보다 한 술 더 떠 초강경 노선을 고수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칼을 든 이슬람국가(IS) 전사로 풍자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채권단 협상안에 찬성한 이들을 나치 협력자로 몰아붙이는 분위기마저 일고 있다.

독일 녹색당 소속 정치인 라인하르트 뷔티코퍼는 “메르켈과 쇼이블레,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가 이틀 만에 (독일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신뢰를 불태워버렸다”면서 “비정하고 독재적이며 추한 독일의 모습이 얼굴을 갖고 있는데 그건 바로 쇼이블레”라고 맹비난했다.

독일 의회는 이날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안을 표결한다. 통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WP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독일의 이미지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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