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에 대한 반감… 남미, 그리스 선택에 환호

글로벌 금융에 대한 반감… 남미, 그리스 선택에 환호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07-07 18:06
수정 2015-07-0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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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그리스와 연대” 선언… 베네수엘라 “IMF에 대한 승리” 지지

국제 채권단의 긴축안에 반대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6일 지구 반대편 남미가 환호했다. 남미 지도자들은 앞다퉈 그리스 정부와 국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라틴계 좌파 정부라는 동조감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리스가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며 결정적 승리를 거뒀다”면서 “투표 결과는 어떤 국가도 ‘죽음 서약서’를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용기를 보여준 그리스 정부 및 시민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이후 빈민 증가 등 초긴축정책의 부작용을 겪어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그리스 투표 결과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저지르는 금융 테러리즘에 대한 승리”라고,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럽 제국주의를 이겨낸 그리스인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다소 과격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자본 대신 자국 정부를 신뢰한 그리스 국민에게 존경을 표시한다”는 서한으로 그리스 총리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스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치프라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 결과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 등을 늘려 그리스 경제 지원을 강화할 수 있음을 내비쳐왔다.

그리스 투표 결과를 환영한 국가들이 반미, 반서방 국가란 공통점을 지니며 냉전구도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생활필수품 부족 사태를 겪는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그리스가 유럽판 베네수엘라가 되는 길을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재정위기, 디폴트, 글로벌 투기자본 폐해를 반복해 경험한 남미가 그리스를 옹호하고 나섰지만, 정작 유럽 언론들은 그리스가 절대 밟지 말아야 할 전철이 남미 국가의 길이라고 충고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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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7-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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