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이번엔 임신 8개월 흑인여성 강제연행 파문

미 경찰, 이번엔 임신 8개월 흑인여성 강제연행 파문

입력 2015-05-30 05:28
수정 2015-05-3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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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이 이번에는 흑인 임신부를 땅바닥에 내동이치며 강제로 수갑을 채우려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시민자유총연맹(ACLU) 남부 캘리포니아지부가 최근 공개한 이 동영상에는 백인 경찰관이 임신 8개월된 흑인 여성을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강제로 연행하려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건은 지난 1월26일 캘리포니아 주 바스토우 시 한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셜리나 미셸 쿡(28) 씨가 딸을 학교에 내려주고 집으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여직원 1명이 쿡 씨가 자신을 때리고 차에 물건을 집어던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그녀에게 신분증을 요구한 것이다. 이 여성은 쿡 씨와 도로 주행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쿡 씨는 경찰관의 신분증 제출 요구를 묵살하고 지인과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 이에 백인 경찰관 1명이 쿡 씨에게 이름을 묻더니 갑자기 팔을 잡아채 수갑을 채우려고 했다.

경찰관은 쿡 씨가 거세게 저항하자 땅바닥에 내동이친 채 수갑을 채웠다. 이에 쿡 씨는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나는 임신부예요. 누가 나를 좀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동영상을 공개한 ACLU 남부 캘리포니아지부 아드리에나 웡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주법에는 사법기관의 신분증 요구에 거절할 수 있도록 돼있다”면서 “경찰관의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웡 변호사는 “경찰이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보고 있는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굳이 임신부 여성을 연행하기 위해 과잉진압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동영상이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백인 경찰이 흑인 임신부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바스토우 경찰국은 “쿡 씨가 공권력 집행에 저항한 것이며 인종차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가 더욱 곤경에 몰렸다. 결국 경찰은 이후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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