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택률 1위 교과서 보급 원칙 없애고 자율 선택권 부여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이 해외의 일본인 학교에 우익 성향의 역사 교과서가 보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문부과학성은 해외의 일본인 학교에 다니는 초·중학생이 쓰는 교과서에 대해 각 학교에서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지난 26일자로 통지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 국내 학교는 지역별 교육위원회가 교과서를 선정해 관내 학교에서 쓰도록 하고 있지만 해외에는 교육위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해외 일본인 학교는 일본내 채택률 1위의 교과서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결국, 이번 문부성의 통지에 따라 2016년도부터는 해외 일본인 학교가 국내 교과서 채택률에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특정 출판사의 교과서를 쓸 수 있게 됐다. 대상 학교는 총 93개이며, 학생수는 약 2만명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문부성은 올해 가을 각 학교로부터 교과서 변경의 의사를 조사한 뒤 내년도 사용분부터 각 학교의 희망에 따라 교과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문부성의 이번 통지에 따라 현재 일본 국내에서 채택률이 미미한 우익 성향 역사 교과서가 해외 일본인 학교에 보급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켜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계열인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2012년도 기준으로 일본내 채택률 각각 0.1%와 3.7%에 그쳤다.
하지만 우익 성향이 강한 현 아베 정권 아래, 해외 일본인 학교들이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우익 역사관을 담은 교과서가 종전 원칙(국내 채택률 1위 교과서를 쓰는 것) 하에서 넘을 수 없었던 진입 장벽을 넘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산케이의 취재에 응한 다카하시 시로(高橋史朗) 메이세이(明星)대 교수는 이번 조치로 “특히 사회과(역사·지리·공민)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등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과, 전통문화를 보다 명확하게 교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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