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아베, 동맹격상 앞세워 역사인식 돌파 노린다

방미 아베, 동맹격상 앞세워 역사인식 돌파 노린다

입력 2015-04-24 09:12
수정 2015-04-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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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이드라인 합의·TPP 진전으로 ‘新밀월’ 박차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이뤄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공식 방문(4월26일∼5월2일)은 일본 입장에서 미일동맹 격상, 역사인식 문제 돌파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

이번 방미 기간 군사, 경제 양면에서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한다는게 아베 총리의 목표다.

우선 아베 방미기간인 27일 양국이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합의하는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미일 군사동맹의 격상을 의미한다.

새 가이드라인에는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미군과 자위대 간 상시 협의체 창설, 무력충돌 사태(유사시)와 평시의 중간단계인 ‘회색지대 사태’에서의 미일 공조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동맹국 등이 공격받은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 행사 용인을 결정하고, 자위대의 대미 후방지원 범위를 일본 주변에서 전세계로 확대하는 내용의 안보법제 정비안을 마련하는 등 미일동맹 강화를 위한 자국내 조치를 상당부분 진행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미일동맹 강화의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미일동맹 업그레이드는 우선 중일 영유권 갈등지역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일본이 실효지배중)를 둘러싼 대 중국 억지력 강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더불어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꼽는 전후체제(2차대전 패전의 결과로 이뤄진 평화헌법 체제) 탈피 및 ‘보통국가화’에도 ‘구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깊이와 폭을 더할 미군-자위대의 ‘일체화’는 집단 자위권 용인, 무기수출 허용, 방위 관료의 ‘문관 우위’ 규정 폐지 추진 등으로 본격화한 ‘보통국가화’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집단 자위권 행사 방침이 반영될 새 가이드라인 하에서는 그간 평화헌법의 ‘전수(專守) 방위’ 원칙 때문에 할 수 없었던 훈련과 무기 도입 등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일동맹 강화를 통한 보통국가화 행보의 단기·중기 목표는 중국에 맞선 억지력 강화이지만 궁극적 목표는 독자적 군사강국화를 위한 ‘실력 배양’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더불어 28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진전은 미일동맹이 군사에서 경제 영역에까지 확대될 것을 예고하는 의미로 해석될 전망이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질서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사실상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TPP의 진전은 경제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일 연합전선을 강화하는 일로 평가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업그레이드한 미일동맹을 방패 삼아 한국과 중국의 역사인식 공세를 돌파하려는 의중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리로는 처음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29일) 기회를 따낸 아베는 연설때 1941년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한 대미 전쟁에 대해 분명히 반성하되, 1931년 만주사변을 필두로 한 대 중국 침략과 한국 식민지배 등에 대한 반성은 모호성의 영역에 남겨둘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런 예상은 ‘침략과 식민지배 사죄’가 빠진 아베 총리의 22일 반둥회의 연설을 계기로 더욱 힘을 얻었다.

역사 인식의 ‘본편’이 될 8월, 전후 70주년 담화 발표에 앞서 이뤄지는 미 의회 연설에서 역사인식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생략하는 ‘우익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속내로 보인다. 미국이 자신의 재작년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때처럼 ‘실망했다’는 류의 고강도 비판을 내 놓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서면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정면돌파하려 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관심은 이런 아베 총리의 의중을 모르지 않을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에 쏠린다.

자위대의 대미 지원 활동폭을 넓히고, 미국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TPP에서 적극성을 보이는 아베 총리의 ‘대시’ 앞에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 복원, 중일 갈등 격화 방지 등 자국의 안보상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냉정한 대응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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