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미국이 일본친구라면 아베 잘못 고쳐줘야”

위안부 피해 할머니 “미국이 일본친구라면 아베 잘못 고쳐줘야”

입력 2015-04-23 16:33
수정 2015-04-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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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도쿄 국회의원 회관서 열린 심포지엄서 호소한일시민단체, 사죄·배상·진상규명·재발방지 등 해결안 제안

”여기는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한국인)만 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하루 빨리 아베가 정신을 차리고 과거사를 바로잡아 우리가 죽기 전에 우리들 일을 하루빨리 해결지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뺀 연설을 한 다음날인 23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참의원 의원회관.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회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언론인 등 300여명의 일본 시민들은 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의 절절한 호소에 박수로 공감을 표했다.

일본 단체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과 ‘일본의 전쟁 책임자료센터’가 군위안부 문제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기 위해 개최한 이 행사에서 김 할머니는 15살 때 끌려가 중국 광둥(廣東)성,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군위안부 생활을 했던 경험을 증언한 뒤 “우리는 아직 해방이 안 됐다”며 “일본 정부는 자기들이 한 짓이 아니다, 민간인이, 개인이 했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자신이 겪은 비극의 발단이 전쟁이었음을 강조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향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개탄했다.

그는 “자녀들을 전쟁터로 보내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과거사도 청산을 못하면서 전쟁준비를 한다니까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전쟁이 일어나면 이런 일(군위안부)이 또 생긴다”며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지만, 하늘 아래 자식하나 없는 외로운 늙은이들이 돈이 탐나서 배상을 하라고 하겠느냐”며 “만약 돈을 받으면 우리처럼 뼈아프게 산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미국 정부 요인들이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26일)을 앞두고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 대해 “미국이 아베를 두둔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친한 친구일수록 친구가 나쁘게 한 것은 두둔하지 말고 바로 잡으라고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는 “’정대협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을 어떤 사람들로부터 듣지만 그말은 ‘일본 정부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며 “전후 70주년인 2015년, 피해자에게 안식과 평화를 주는 길은 일본 정부, 아베 총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사실 인정’, ‘뒤집을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의 사죄’, ‘사죄의 증거로서의 피해자에 대한 배상’, ‘진상규명’, ‘교육과 추도사업 등을 통한 재발방지’ 등 한일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문제 해결책을 제안했다.

주최 측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을 요구 사항에 명시하지 않은데 대해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이행하는 것 자체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일”이라며 “사실 인정과 책임 이행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군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여해온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죄의 증표로서 일본 정부가 배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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