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싱가포르대서 장례식…오바마ㆍ시진핑ㆍ반기문 애도 표명
<그래픽> 리콴유 전 총리 연보
싱가포르의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안정의 기틀을 세워 ‘국부’로 존경받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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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안정의 기틀을 세워 ‘국부’로 존경받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싱가포르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 전 총리가 오늘 오전 3시18분 싱가포르 종합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며 “리셴룽 총리가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전 총리는 지난달 5일 폐렴으로 입원한 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왔다.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싱가포르 국민은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한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7일 동안을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29일 장례식을 국장으로 거행하기로 했다.
리 전 총리의 시신은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대통령 궁인 이스타나궁 내 공식 총리 공관인 스리 테마섹에 안치돼, 그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총리 등 가족들이 애도하게 된다. 이어 25일부터 28일까지는 의사당에 안치돼 국민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장례는 29일 오후 2시 싱가포르대학 문화센터에서 국장으로 치러지고 장례 후 리 전 총리의 시신은 화장될 예정이다.
관공서 등 공공건물마다 그를 애도하는 조기가 내걸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해 리 전 총리의 타계에 깊은 애도를 전하고 리 전 총리의 가족, 싱가포르 국민과 정부에 위로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싱가포르가 올해 독립 50주년을 맞는다”며 “싱가포르의 국부인 그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놀라운 인물을 잃은 싱가포르 국민의 애도를 함께 한다”며 “그는 역사의 진정한 거인,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조전을 통해 “리 전 총리의 불행한 서거에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하는 동시에 개인의 명의로써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면서 고인을 싱가포르 공화국의 창시자,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는 전략가이자 정치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 중국과 싱가포르 관계의 창시자·개척자·추동자 등으로 평가했다.
고촉동 전 싱가포르 총리는 “이 슬픈 소식을 듣고 눈물이 샘 솟는다”며 “그는 나의 지도자, 멘토, 영감이었고 내가 가장 존경한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성명을 내고 그가 50년 전 가장 취약했던 국가를 독립으로 이끈 “우리 지역의 거인”이었다며 “그의 지도력 때문에 싱가포르는 세계의 가장 번영된 국가, 금융 강국, 기업하기에 가장 쉬운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 국민을 대표해 싱가포르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그의 업적은 위대하고, 그의 위업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 자치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까지 총리를 지내 세계 사상 가장 오랫동안 총리로 재직했으며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부국으로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셴룽(李顯龍·63) 현 총리의 아버지인 리 전 총리는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을 창당해 35세의 나이에 자치정부 총리에 올랐으며 제3세계 도시 국가에 불과했던 싱가포르를 금융, 물류 선진국으로 탈바꿈시켰다.
리 전 총리가 입원해 병세가 악화하자 싱가포르 국민은 그의 출신 선거구인 탄종 파가르 지역 당국이 마련한 전시장에 그의 건강을 기원하는 기를 달고 서명, 메시지, 꽃 등을 전시하면서 그의 쾌유를 기원해 왔다.
리셴룽 총리는 TV에 나와 울먹이며 부친인 리 전 총리가 나라를 건설하고 싱가포르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국가 정체 의식을 불어넣었다고 강조했다.
리셴룽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그와 같은 인물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라며 “많은 싱가포르인들에게, 또 다른 이들에게도 리콴유는 싱가포르 자체였다”고 덧붙였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리 전 총리의 타계를 전하자 “위대한 인간, 위대한 위업” “그는 세계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등의 애도 글들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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