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성향 하세가와 교수, 산케이 칼럼서 주장
일본 공영방송 NHK의 경영위원인 우익 성향 학자 하세가와 미치코(68·長谷川三千子) 사이타마(埼玉)대 명예교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후(戰後)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침략’이라는 표현을 넣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하세가와 교수는 17일자 산케이 신문에 실은 칼럼에서 ‘침략’의 개념은 정립돼 있지 않다며 “아베 총리의 담화에 (침략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큰 일 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침략’이라는 말은 전쟁의 승자가 패자에게 자신의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떠안기는 죄의 ‘레테르’로 등장해 지금도 그 본질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 개념이 그대로 통용되고 있는 한 국제사회에서는 어떤 무법한 행위를 해도 전쟁에 이긴 뒤 상대에게 ‘침략’의 꼬리표를 붙여 버리면 된다는 사상이 허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세가와는 또 “국제사회에서 ‘법의 지배’가 아닌 ‘힘의 지배’를 긍정하고 국가의 적대 관계를 언제까지나 지속시키는 개념은 결코 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세가와 교수는 아베 담화 관련 총리 자문기구의 좌장 대리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국제대학 학장이 최근 일본의 침략행위를 아베 총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데 대해 반박하는 차원에서 이 글을 실었다.
하세가와의 주장은 2013년 4월,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세가와 교수는 민주당 정권 시절인 2012년 당시 야당의원이던 아베를 총리로 미는 민간인 모임의 대표간사를 맡는 등 아베 총리의 적극적 지지자를 자처해왔다.
앞서 하세가와 교수는 우익인사 노무라 슈스케(野村秋介)가 20여 년 전 아사히 신문사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미화하는 글을 쓴 사실이 2013년 NHK 경영위원 취임 후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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