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당국, 대기오염 고발한 인기 다큐멘터리 접속차단

중국당국, 대기오염 고발한 인기 다큐멘터리 접속차단

입력 2015-03-07 16:08
수정 2015-03-07 16:0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CCTV 전 여성앵커가 만들어 수백만명이 본 ‘돔 지붕 아래서’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다뤄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중국중앙(CC)TV 여성 앵커인 차이징(柴靜·39)이 제작해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다큐 ‘차이징의 스모그 조사: 돔 지붕 아래에서’가 6일 중국 내 주요 동영상 사이트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일제히 삭제됐다.

중국 최대 영상사이트 ‘유쿠’와 포털사이트 텅쉰 등에 올라왔던 다큐 링크는 모두 막혔고, 차이징의 인터뷰와 함께 적극적으로 다큐를 소개했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이 사라졌다.

NYT는 금주 초 공산당 중앙선전부에서 다큐 영상 접속 차단을 명령했으며 언론사들에도 관련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 때문에 다큐멘터리에 대한 기사와 사설을 실으려던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고 환구시보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이 보고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 다큐는 중국 대도시에서 일상화된 스모그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환경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대형 국유 에너지기업을 비판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기업을 엄격히 단속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는 중국 환경보호부 공무원들의 인터뷰도 포함됐다.

차이징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수치들을 차분하게 제시하면서 2013년 양성종양을 가진 채 태어난 첫 딸의 건강에 스모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솔직하게 토로해 중국인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

’돔 지붕 아래’는 공개 첫날에만 200만회에 가깝게 조회되는 등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환경전문가 출신인 천지닝(陳吉寧) 신임 중국 환경보호부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 다큐를 두고 환경보호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뒤바꾼 레이첼 카슨(1907-1964)의 명저 ‘침묵의 봄’에 비견할 만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NYT는 ‘돔 지붕 아래’가 공산당과 정부 관계자의 협조로 제작됐음에도 다큐가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키자 당국이 그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환경 문제를 둘러싼 중국 관료 사회 내의 정치적 민감성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