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코코넛 열매서 고안…병 모양만 4조원 가치
미국의 현대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코카콜라병이 탄생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됐다.코카콜라사는 26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하이 미술관’(High Museum of Art)에서 ‘코카콜라병 : 미국의 아이콘 100년’을 주제로 한 전시회 개막식을 하고 세계 각국에서 초청한 언론을 상대로 앤디 워홀의 작품 등 100여 점을 선보였다.
코카콜라사는 26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하이 미술관’(High Museum of Art)에서 ‘코카콜라병 : 미국의 아이콘 100년’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100년 전인 1915년 코코넛 열매를 본떠 제작된 코카콜라 병.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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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이와 더불어 TV, 영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대대적인 100주년 기념 마케팅 이벤트 진행 계획도 공개했다.
케이티 베인 글로벌 스파클링 브랜드 담당 수석부회장은 이날 낮 언론 상대 브리핑에서 “코카콜라병은 20세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 미국의 상징적 디자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콜라병 몸매’라는 말도 유행하듯이 코카콜라병의 콘투어(물체의 윤곽·곡선)는 여성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보디라인을 형상화했다는 등 끊임없는 화제를 일으키며 20세기 최고의 디자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허리가 잘록한 모양의 코카콜라병은 꼭 100년 전인 1915년 사실 여성의 몸매가 아니라 코코넛 열매를 본떠 제작된 것이다.
코카콜라 음료 자체는 1886년 5월 애틀랜타의 약제사 존 S. 펨버튼 박사에 의해 개발됐으나 유사 제품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자 어둠 속에서도 모양을 느낄 수 있고 깨지더라도 원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도록 인디애나 주의 한 유리공장에서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고안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호블 스커트’(아랫단을 좁게 한 긴 스커트로, 걷기조차 불편하다는 의미에서 호블(절름거림)이란 이름을 붙임)를 닮아 당대를 대표하는 문화 현상이 됐다.
독특한 병 모양과 제품의 국제화로 1950년에는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등 병 모양 만으로도 4조 원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게 됐다.
코카콜라병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 등이 작품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워홀의 1962년 작품인 ‘코카콜라’는 지난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400억 원 가까이에 낙찰된 바 았다.
코카콜라의 공급력과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된 사건은 2차 세계대전이다.
로버트 우드러프 당시 사장은 미군이 배치되는 모든 전장에 1병에 단돈 5센트의 가격으로 이 음료를 공급했고 전쟁 기간 약 50억 병의 코카콜라를 판매하는가 하면 유럽과 남태평양 등에 64개의 보틀링 공장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코카콜라가 처음 소개된 것도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들에 의해서다.
코카콜라는 129년이 지난 현재 200여 개국에서 하루 19억 병 이상 판매되는 청량음료다.
그러나 한때 제3세계에서 반미 운동이 성행했을 때는 ‘미국 제국주의의 대표적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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