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너 비서실장 ‘미국인 여성 인질 이름’ 실수로 언급해 논란
데니스 맥도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과 IS 포로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결정은 일본의 몫”이라면서도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혔다.현재 중동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맥도너 실장은 이날 케이블뉴스 채널인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인질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며 포로 맞교환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정책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IS는 인질로 억류 중인 일본인 고토 겐지의 석방을 조건으로 2005년 요르단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하다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이라크 여성인 사지다 리샤위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맥도너 실장은 “우리는 일본이 해야 할 일을 협의하지 않는다”며 “다만 돈을 주는 것은 미래의 납치를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13대 회기 때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을 지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분명히 (IS와 일본 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요르단도 관여돼 있다”고 밝혔다. IS가 석방을 요구한 리샤위의 신병은 현재 요르단 정부의 보호 하에 놓여 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어 “솔직히 맞교환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무자비한 극단주의 세력과 타협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IS가 석방을 요구한 포로는 파괴적인 폭파행위에 가담한 고위직”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작년 5월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억류돼 있던 보 버그달 병장을 관타나모에 수감 중이던 테러 혐의자 5명과 맞바꿔 석방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테러리스트와 협상이 없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이 이율배반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맥도너 실장은 이날 ABC방송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디스위크’에 출연했다가 현재 IS에 붙잡혀 있는 미국인 여성의 이름을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맥도너 실장은 현재 억류 중인 미국인 여성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인질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하고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하는데 아무런 비용이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여성의 이름을 분명히 언급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해당 여성의 이름을 대외로 공개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맥도너 실장은 “이 여성의 가족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얼마나 강하네 느끼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으며 우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