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뉴욕’…백인경관 불기소에 맨해튼 야간시위

’분노한 뉴욕’…백인경관 불기소에 맨해튼 야간시위

입력 2014-12-04 00:00
수정 2014-12-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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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을 체포 중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이 불기소 될 것으로 알려지자 뉴욕 시민들이 3일 밤(현지시간) 거리로 몰려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뉴욕시 심장부인 맨해튼에서는 이날 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에 연대 시위를 벌인 지 열흘만이다.

퍼거슨 시에서와 같은 약탈·방화나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이날 밤 9시 현재 30∼40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맨해튼 시위 참가자가 수천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이 지난 7월 17일 흑인 에릭 가너(43)를 담배 밀매 혐의로 체포하다가 ‘목조르기’(chokehold)를 해 숨지게 한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를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오후부터 뉴욕은 술렁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시위에 대비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밤이 되면서 타임스퀘어, 그랜드센트럴 역, 록펠러센터 인근 등 맨해튼의 주요 지역마다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행사를 앞두고 있던 록펠러센터 인근에는 3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너가 죽어가며 외쳤듯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관들은 점등 행사장 쪽으로 이들이 몰려가지 않도록 저지했다.

그럼에도 록펠러센터 인근에서는 이날 밤 9시 현재 32명이 체포됐다고 뉴욕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100여명의 또다른 시위대는 맨해튼 서부 간선도로인 ‘웨스트사이드 하이웨이’에서 도로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였다. 이곳에서도 최소 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항의의 표시로 마치 죽은 것처럼 땅바닥에 드러눕는 ‘다이인’(die in) 시위도 잇따랐다.

맨해튼의 대형 기차역인 그랜드센트럴 역에서는 최소 30명이 퇴근시간 대에 역사 내에서 다이인 시위를 벌여 한동안 역사 출입이 통제됐다.

센트럴파크 남서쪽인 콜럼버스 서클 인근에서도 250여명이 이같은 시위를 벌여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맨해튼에서도 가장 붐비는 지역으로 꼽히는 타임스퀘어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운집, ‘정의는 죽었다’, ‘인종차별은 폭압’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스태튼아일랜드 지방검찰청 앞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가너의 죽음을 영예롭게 하려면 여러분은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가너의 의붓아버지인 벤저민 카도 “뉴욕에서 퍼거슨 식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DC,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도 이날 대배심의 결정 후 수백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상황이 심상지 않게 돌아가자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연방정부 차원의 수사를 약속했다.

홀더 장관은 기자들에게 “검찰이 독립적이고, 철저하고, 공정하며 신속한 수사를 벌일 것”이라면서 “이에 더해 법무부는 (뉴욕시 차원의) 조사에서 수집된 증거들에 대해 철저한 재검토를 하겠다”며 사태 진화를 시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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