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사회적 공포 반영…보건당국 신뢰 저하 우려도”
에볼라 확산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음모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라이베리아 신문인 ‘데일리옵서버’의 지난 9월 보도가 단적인 예다. 신문은 미국 국방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세계인구를 줄이기 위해 에볼라라는 생물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오래지 않아 인터넷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에볼라 바이러스로 특허를 받았으며 제약사들과 함께 개발한 백신을 풀어 떼돈을 벌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심지어 에볼라 확산 배후에 세계 엘리트의 비밀결사체로 알려져 있는 ‘뉴월드오더’가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주변을 떠도는 이런 음모론들은 유명인사의 입을 타고 널리 퍼지기도 한다.
미국의 보수인사 러시 림보와 로라 잉그램은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식민지배와 노예제에 대한 죄책감으로 서아프리카에 지원 병력을 보냈다고 주장했고 가수 크리스 브라운은 ‘에볼라가 인구통제 수단 같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런 음모론은 터무니없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흔히 사회적 공포를 반영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마이클 바쿤 미 시라큐스대 명예교수는 “음모론은 정확한 설명으로서는 효과가 없지만 대중적 염려의 표현으로서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마크 펜스터 플로리다대 법학교수는 “보건당국이 대형 제약회사와 에볼라로 돈벌이에 나섰다는 것은 싸구려 스릴러 소설 같은 얘기지만 한편으론 미국 의료시스템의 진면목을 건드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자체가 음모론의 단골 소재인데다 에볼라의 경우 전염 경로가 불명확하고 증상이 끔찍해 음모론과 잘 들어맞지만 근거 없이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임스 F. 브로드릭 뉴저지시립대 교수는 “CDC를 대형 제약사나 뉴월드오더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은 분명히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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