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소식통 “뉴욕 유엔총회 뒤 직행”…양국 협력 강화 행보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이달 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는 통신에 “리 외무상이 30일부터 러시아 방문을 시작한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 특히 경제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리 외무상은 10월 초 러시아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뉴욕을 방문 중인 리 외무상은 27일 북한 장관급으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다음, 곧바로 러시아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최근 들어 한층 긴밀해진 양국 관계 강화 방안과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환경,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러-북 간 경제협력, 나진-하산 구간 철로 및 나진항 이용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교 전문가들은 리 외무상이 뉴욕 방문에 앞서 이란을 방문하고 유엔 총회에 뒤이어 곧바로 러시아를 찾는 일정과 관련, 반미 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을 거치지 않고 순방 일정을 짠 리 외무상의 행보가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13~17일 이란을 방문한 리 외무상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 방문 길에도 중국을 경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취임한 리 외무상이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기존 북중 관계에 비추어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엔 중국이 북핵 문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지난 7월 북한에 앞서 남한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야기된 북중 관계의 냉각 기류가 작용한 것이란 설명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상이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0년 12월로, 박의춘 당시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찾아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과 회담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