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공습결단 촉구 발언 추가.>>공화 “IS 비난만으로는 충분치 않아…행동에 나설때” 압박오바마 유럽 순방일 맞춰 공개…오바마 외교정책 논란 확산
이라크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2일(현지시간) 또다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특히 이번 사건이 9·11 테러 13주년을 앞두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IS의 테러 위협이 점증하는 와중에 터지면서 미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 언론과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IS 동영상에는 무릎을 꿇은 소트로프 기자가 칼을 든 IS 반군에 의해 참수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IS는 이번 참수에 대해 “미국의 계속된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수 동영상은 공교롭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일에 맞춰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출국했다.
동영상의 진위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사실일 경우 시리아의 IS 본거지에 대한 공습을 주저해 온 오바마 정부는 더욱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지난달 20일 첫 번째 미국인 희생자인 제임스 폴리 기자의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지 불과 13일 만에 두 번째 희생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IS가 폴리 기자 참수 당시 이미 소트로프 기자의 참수를 예고했고, 이후 야당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시리아 공습 결단을 압박해 왔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 수위가 거세지는 것은 물론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미국인이나 미국의 안보이익이 직접 위협을 받을 경우와 대규모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만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新)외교안보 독트린을 발표했으나, IS 대응 과정에서 독트린의 실체와 적용 범위를 놓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폴리 기자 참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IS를 ‘암덩어리’로 규정하며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했지만 몇 차례의 이라크 추가 공습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전략이 없다”고 답변했다가 야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일각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폭스 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아예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정책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자유낙하(free-fall) 하는 중”이라고 일갈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시리아 공습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골칫거리(scourge·IS)를 처리하려면 단순히 비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그게 어디든 지금 단호하게 행동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직 전략이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겨냥, “전략을 마련할 수 없다면 적어도 목표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려달라”고 꼬집었다.
또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도 CNN 방송에 출연해 “IS 자체와 함께 IS 테러리스트 양성 캠프 및 군수품을 다 공격해야 한다”며 공습 확대를 촉구했다.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앵글(뉴욕) 의원 역시 CNN 인터뷰에서 “IS는 명백히 국경을 초월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라면서 “IS는 격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가부간 결단을 해야 하는 초읽기에 몰리고 있다.
시리아를 공습하더라도 미국 단독이 아닌 동맹국과의 공동 작전에 나서겠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이지만 여론의 흐름에 따라서는 일단 제한적 공습 등 단독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은 현재 IS를 공격하기 위해 동맹국 규합에 착수했으나 상당수 동맹·우방국이 미국 주도의 공동 군사작전 참여를 꺼리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미 공습 불참을 결정했고, 영국과 호주는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의 참여를 거듭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계속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