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만 에볼라 확산 이유는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만 에볼라 확산 이유는

입력 2014-08-23 00:00
수정 2014-08-2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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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가 발병한 서아프리카 4개국 중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유독 에볼라가 확산하는 것은 이들 국가 국민이 에볼라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HO는 이날 에볼라 진행 상황에 대한 이메일 브리핑을 통해 이들 국가의 많은 가정은 에볼라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집에서 죽도록 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리라 판단하고 에볼라에 감염된 식구를 집안에 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볼라 감염 확인 이후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사회의 배척과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에볼라 감염 사실을 극구 감추고 있다.

더구나 현지의 많은 치료센터와 병원이 문을 닫았고, 의료진조차 대피한 상태라 그렇지 않아도 의료장비와 개인보호장비, 의료 요원 수 조차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제 의료 단체들이 정확한 감염 경로와 현황을 파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촌에서는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시체를 암매장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사인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농촌 지역을 방문한 전염병 전문가들은 새로운 무덤이 자꾸 생겨나는 것은 에볼라 감염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베리아에서는 새 에볼라 치료소가 문을 열자마자 그 이전에는 확인 조차 되지 않던 에볼라 감염환자들로 금방 가득 차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예로 라이베리아 수도인 몬로비아에 20개 병상을 갖춘 새로운 에볼라 치료센터가 지난주 문을 열자마자 70명 이상의 환자가 몰려들었다.

따라서 에볼라 확산을 차단하는 첫 과제는 숨겨진 수많은 ‘음영 구역’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WHO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에볼라가 발병했고 사망자까지 있다는 소문이 도는 수많은 마을은 여전히 의료진의 출입을 막는가 하면, 차량과 의료요원 부족으로 미처 손이 닿지 않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버려진 학교건물 등에 지방정부가 급하게 임시로 설치한 에볼라 감염자 수용 시설에는 다른 마을에서 아픈 환자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에볼라 감염자들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WHO는 현재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국경없는 의사회,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와 협력해 방역활동을 하면서 좀 더 정확한 에볼라 발병 현황을 파악하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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