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군 “바그다드 진격”…美 “군사행동도 고려”

이라크 반군 “바그다드 진격”…美 “군사행동도 고려”

입력 2014-06-13 00:00
수정 2014-06-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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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L, 바그다드 90㎞까지 접근…美, 지상군 투입은 선 그어

이라크에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수도 바그다드의 턱밑까지 진격한 가운데 미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이미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중 30%를 장악한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파죽지세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바그다드 진격을 공언하고 있어 내전 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ISIL의 진격을 틈 타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가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놓고 다퉈온 키르쿠크 지역을 장악하는 등 이라크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ISIL 파죽지세…”바그다드까지 진격”

ISIL은 12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했다.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이튿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 티크리트까지 수중에 넣으며 남진을 계속, 결국 바그다드 코앞까지 이른 것이다.

ISIL 대변인인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는 “우리는 바그다드까지 진격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면서 시아파 성지인 남부의 카르발라와 나자프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의회에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으나 325명의 재적의원 중 128명이 참석하는 데 그쳐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비상사태 선포가 무산되자 알말리키 총리는 시아파 민병대와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시아파 성직자인 알사드르가 3천 명 규모의 민병대를 조직해 바그다드 북부로 보내기도 했다고 이라크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ISIL의 진격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놓고 다투던 키르쿠크 지역을 장악했다.

키르쿠크의 나즘 알딘 주지사는 “정부군이 키르쿠크에서 철수했으며 KRG의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ISIL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키르쿠크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석유가 풍부한 키르쿠크 지역은 쿠르드인과 아랍인, 투르크멘인 등 민족 간 대립 격화 가능성이 커 이라크의 ‘새로운 화약고’로도 불린다.

AP통신은 “이같은 움직임으로 이라크가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지역으로 분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ISIL의 갑작스러운 진격이 이라크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으며 어쩌면 중동 전체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군사행동 포함 모든 옵션 고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대응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기(드론) 공습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준비도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은 당장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이라크 지원을 위한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지상군을 보내는 것이 검토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지원 강화를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지원 내역을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라크 현지 외국인·기업 속속 대피

미국 국무부는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의 지원 속에 이라크 정부와 사업을 벌이던 여러 미국 기업들의 직원이 안전상 우려로 일시 대피했다”고 밝혔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F-16 전투기 36대의 첫 배치를 위해 이라크에 파견돼 있던 직원 25명을 현장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AP통신은 바그다드 북쪽 수니파 지역에서 미국 시민들이 비행기 3대를 나눠타고 대피했으며 독일도 자국민에게 즉시 이라크를 떠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들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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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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