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안부’ 발언 NHK회장, 이사 사직요구 논란

‘군 위안부’ 발언 NHK회장, 이사 사직요구 논란

입력 2014-04-24 00:00
수정 2014-04-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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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보도 “예산 승인되자 태도 바꿔…당사자 거부”

일본군 위안부 발언 등으로 자질 논란을 일으킨 모미이 가쓰토(인<米+刃>井勝人) NHK 회장이 예산 통과를 노리고 이사를 연임시켰다가 예산이 승인되자 이들의 사직을 요구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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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 연합뉴스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임기를 마친 경영기획 담당 쓰카다 히로유키(塚田祐之) 전무이사와 인사·노무 담당 요시쿠니 고지(吉國浩二) 전무이사가 올해 2월 재임명됐다.

아사히는 모미이 회장이 자신의 군 위안부 발언으로 NHK 예산의 국회 승인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예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을 재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NHK의 예산이 통과되자 모미이 회장이 태도를 바꿔 이들에게 사직을 요구했다고 NHK 경영위원회의 여러 관계자 등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두 전무이사는 사직 요구를 거부하고 경영위원회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일본 방송법은 NHK 이사에 신분에 맞지 않는 비행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임기 중에 파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결국 모미이 회장은 이들을 면직하지 못했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임기 만료 후 재임명되지 않아 24일 퇴임하는 구보타 게이치(久保田啓一)·우와타키 겐지(上瀧賢二) 이사는 경영위원회에서 “경영위원회와 집행부가 한 덩어리가 된다고 말하지만, 이상한 사태가 이어져 직장에 불안이 퍼지고 있다. 경영위원회가 책임을 지니고 사태를 수습해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사히는 현장에 있던 한 경영위원이 이 발언에 관해 “회장을 파면하라고 말한 것이다.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고 말하는 등 모미이 회장 취임 후 NHK의 내부 갈등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미이 회장은 올해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전쟁을 한 어느 국가에나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정부 입장을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을 드러내 보도의 독립성·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모미이 회장은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자신에게 평소 우호적인 이사를 재임용하면서 프로그램 제작 최고 책임자인 방송총국장에 임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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