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무상, 야스쿠니 참배…韓中 반발

日총무상, 야스쿠니 참배…韓中 반발

입력 2014-04-12 00:00
수정 2014-04-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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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제사 시작 9일전 참배…오바마 방일 일정 감안한 듯

일본 아베 내각의 각료인 신도 요시타카(56·新藤義孝) 총무상이 12일 태평양 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했다.

신도 총무상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야스쿠니 신사에서 열린 이오지마(硫黃島) 전투 위령제에 참석, 다른 참석자 약 80명과 함께 참배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베 내각의 대표적인 극우성향 각료인 신도 총무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이오지마 수비대를 지휘하며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1891∼1945) 육군 대장의 외손자로, 이오지마 전투 전사자 유족들로 구성된 ‘이오지마 협회’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작년 야스쿠니 봄·가을 제사 때와 패전일(8월15일)에 야스쿠니에 참배했으며, 올 1월1일에도 참배했다.

이날 참배 후 신도 총무상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의 자유의 범위에 있는 사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는 식의 (외국으로부터의) 지적은 맞지 않다. 정부도 이전부터 그런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 외교부는 언론에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 “일본 정치인들은 역사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성찰을 기초로 신뢰에 기반한 한일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며 “일본 정치인들은 이러한 시대착오적 행위를 하루 속히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현 내각의 역사 문제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반영하고있다”며 “일본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절실하게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는 것은 전후 중일 관계의 중요한 정치적 기초”라고 지적했다. 훙 대변인은 또 일본 측에 엄정히 항의했다고 소개했다.

신도 총무상이 일본인들의 대대적인 참배가 이뤄지는 시기인 야스쿠니 봄 제사(21∼23일) 시작을 9일 앞둔 시점에 참배한 것은 23∼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작년 12월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실망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터에, 아베 내각의 각료가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 직전 또는 방문기간 야스쿠니에 참배할 경우 대미 외교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도 총무상은 이번 참배의 택일과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과는 “관계없다”고 밝힌 뒤 일정이 맞으면 봄제사 기간에 다시 참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번 봄 제사 기간 직접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낼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고통받은 한국과 중국에서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곳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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